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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er & Life Story
음악잡지 하나가 폐간되었다.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은 때에 이런 소식은 그다지 놀랄만한 소식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년도 채 안된 기간이었지만 그 곳에 부족한 글을 실었던 나로서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단순하게 글을 쓸 기회가 없어졌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아니라 마치 내 살의 일부가 떨어져나간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런 아픔을 느꼈다. 진행중이던 뭔가가 장애물에 걸려 더 이상 전진할 수 없다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몇 일전 편집장님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폐간 소식... 사정이야 이 곳에 일일이 다 나열하기는 불필요할 것 같다. 사람 사는 곳에서 말이 퍼지기란 순식간이니까... 지인의 소개로 인연을 맺기 시작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행복했고, 좋은 경험의 시간들이었다. ..
종교음악과 종교성은 관계가 있을까, 없을까? 엉뚱한 질문이다. 하지만, 얼마 전 모 연주회를 감상하면서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이 질문은 가족 안에서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A라는 아버지에게는 B라는 아들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B가 아닌 C가 와서 A 앞에서 "우리 아버지는..키도 크고, 잘 생겼고, 배도 좀 나왔어." 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A는 황당하다. 자기 아들도 아닌 C가 와서 자기를 아버지인양 얘기하기 때문이다. C가 A에 관해서 "우리 아버지는..." 이라고 말을 하려면 C는 A가 자신의 아버지여야 한다. 종교음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여기서 종교음악은 일단 기독교에 국한시켜 놓고 말하고자 한다. 고음악, 바로크 시대를 포함한 그 이전 ..
이틀 전이던가... 퇴근했더니 아들래미가 작품 하나를 완성했다. 사진에서 왼쪽이 아빠, 가운데가 자기, 오른쪽이 엄마란다. 엄마가 낮에 주방에서 일 하는 동안 혼자서 뭔가 쪼물락 쪼물락 하더니 이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퇴근해서 들어오는 나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아들. 속으로 엄마랑 같이 만들었구나...했다. 어디까지 도와줬을까? 그런데, 100% 주원이 작품이란다. 오~~~~ 나름 창의적인 작품이 아닌가!! 입 부분은 종이를 삼단으로 접어서 풀로 붙인... 아..나도 어쩔 수 없는 고슴도치 아빠인가!! 그러기엔 너무 훌륭하게 보였다. ^^ "엄마는 날씬한데 아빠는 왜 뚱뚱해?" 했더니 "아빠는 앞에도 뚱뚱하잖아요?" 한다.. 윽!! 그럼, 앞뒤로 뚱뚱하단 얘기잖아!! ㅎㅎ 암튼..아들덕에 웃고산다. 우..
우리 아들래미는 올 해로 다섯 살이다. 한창 귀여울 때고, 실제로도 무척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가끔씩 돌변할 때를 제외하면... 하지만, 다섯 살 꼬맹이에게 어른의 의젓함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한 때 아이 양육을 위해 매를 줄곧 든 적이 있었다. 매가 효과가 있던 적도 있지만, 부작용으로 치닫던 적도 여러차례 있었다. 그러다가 나중엔 매를 든 내가 지쳐서 약간의 타협점을 찾기도 하고, 결국엔 이도저도 아닌 흐지부지한 상태가 되어 버렸다. 몇일 전 아내가 어떤 모임에서 있었던 아이의 모습을 얘기해주고, 우리 부부는 다시금 결심했다. 제대로 양육 좀 해 보자고... 버릇없는 아이로 키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후로 우리는 아이에게 잘못된 부분이 나타나면 그 자리에서 지적하고, 회초리(파리채)로 종아리를 ..
어제 또 한 번의 연주회를 마쳤다. 리코더의 꿈...벌써 10년이 넘은 동호회에서 최소 해마다 1회 이상의 오프모임 연주회를 했으니 그 동안 적지 않은 연주회에 참여한 셈이다. 물론, 그간 잠시 쉬는 시간도 있었지만.. 동호회 연주회는 매번 하면서도 참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참여하는 사람들도 종종 자리를 달리한다. 멀리 외국으로 가거나, 결혼하거나..아이를 가지는 등등, 또는 직장의 이동으로 여러 사람이 왔다가 떠나고, 또 다른 사람들이 찾아와 함께 자리한다. 어제 길지 않은 연주회 후에 오랜만에 만난 후배 부부와 함께 저녁을 함께 했다. 연주회에 관한 얘기를 하면서 여러가지를 나누었다. 사실 늘 마음에 걸리던 부분은 '음정'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그 얘기도 언급되었다. 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