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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er & Life Story
어제 거래처 직원이 와서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자기네 동네에서 로또 맞은 사람이 나왔다고 말하면서 흥분했다. 12억이라고 했나... 딴나라 얘기 같아서 별로 관심을 갖진 않았는데 오늘 모 기사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돈이라는 거..... 참 사람을 좋아서 죽게도 만들고, 좌절해서 죽게도 만든다. 단돈 몇 푼이 없어서 굶는 사람도 있고, 돈이 남아 돌아서 왠만한 사람 월급 정도를 하루에 써 버리는 사람도 있다. 뭐....할 말은 없다. 불법이 아닌 합법적으로 자기 돈을 쓰는데 뭐라고 하겠나? 하지만, 조금 더 시선을 돌려보면 내가 지금 쓰려는 돈, 특히 그 돈이 반드시 지금 써야 하는 돈이 아닐 경우 그 돈으로 삶이 힘들어 지친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
일본의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어 가고 있다. 사실 나 또한 개인적으로 일본에 대한 나라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직접 겪진 않았더라도 일제시대의 침략상을 지켜 보면서 여전히 변함없는 태도를 유지하는 그들이 솔직히 말하자면 밉다. 그래서 각종 국제경기들을 보다가 일본과 맞붙게 되면 늘 열을 올리고 응원하곤 했다. 그러다 혹시라도 지게 되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 몇 년 전부터 일본 사람들을 적지 않게 만나는 기회가 늘었다.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고음악 분야에서 일찍부터 눈을 떴기 때문에 유럽 뿐만 아니라 일본을 통해 음악적인 영향을 받는 부분도 적지 않다. 리코더에 관해서도... 고음악 연주가들, 그들을 만나면서부터 일본인에 대한 적개심(?)이 서서히 녹아들기 시작했다. 여태 가져왔던 일본인에 대한 고..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 그것은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만 한다. 세치 혓바닥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난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얼마 전엔가 누군가의 리뷰를 보고서 분개했던 내가 그와 똑같은 역할을 감당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난 그 동안 나 자신에게 너무 관대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내가 누구를 비난할 수 있겠나?
어제 모 음악잡지의 음반리뷰를 봤다. 얼마 전 괜찮게 들었던 음반인데, 이건 뭐 완전 혹평 투성이였다. 과연 제대로 듣고 썼나 싶을 정도로 다시금 곱씹어 읽었다. 물론, 듣는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마치 이건 뭐 물 만난 것처럼 흠집 잡을 걸 찾아다니는 사냥꾼 같았다. 이걸 읽는 사람들, 아직 음반을 듣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 음반에 대해서... 나름 지명도도 있는 리뷰어지만, 너무 지나치게, 확신에 찬 표현을 쓰는 것은 독자들에게 강한 확신으로 다가간다. 특히 초심자들에게 있어서 이 리뷰어들의 글 하나하나는 내비게이션이나 다름없다. 뭐...라고 그들에게 말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100% 확신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100% 단정짓지 않는 표현을 하면 어떨까? 독자들..
이틀 전 늦은 밤 귀가를 했다. 아이가 자고 있을 것 같아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방 안에 있던 아내가 눈물을 펑펑 쏟고 있었다. 무슨 큰 일이 났나 놀라서 아내에게 물어봤더니 보고 있던 모니터를 보라고 한다. 읽어 보니...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어떤 분의 이야기였다. 자신이 배 아파 낳은 아이가 둘, 가슴으로 낳은 아이가 둘인 분의 이야기.. 그 분의 이야기는 늘 아내로부터 들어왔고, 아내는 그 분을 상당히 존경하며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다. 나 또한 간접적으로 접한 그 분을 존경하는 마음이 한 켠에는 있었다. 글의 내용은 그러니까 셋 째 아이가 일곱 살이 되면서 엄마는 아이에게 자신이 입양되어 왔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에 대해 미루고 미루면서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아이가 어떻게 알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