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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er & Life Story
아마츄어건 프로건 간에 연주를 하는 사람이라면 연습은 필수다. 자신의 기본기를 믿는 자만심은 스스로를 대중 앞에서 망신주는 지름길이다. 왕년에 이 정도 했어...라는 것은 빈 수레의 울부짖음이다. 관객은 지금의 모습을 볼 뿐이지, 그 순간에 그의 과거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언젠가 존경하는 리코더 연주가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다. "연주가는 연습을 해야지." 참 당연한 말씀인데, 이 당연한 사실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때문에 우리가 '일류'라고 부르는 이들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천재성에 감탄할 것이 아니라 얼마나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갈고 닦았는지를 상상해야 할 것이다. 연주회라고 관객에게 나 자신을 보여주려면 시간내서 온 그들에게 그 만한 대가를 지불해줘야 ..
정확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 리코더가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수록된지도 30년은 넘은 것 같다. 이젠 더 이상 리코더를 '피리'라고 부르는 이들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리코더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8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거의 대부분 독일식 운지로만 교육을 받았었는데, 이젠 바로크식으로 배우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연주악기로서의 리코더가 초등교육에서도 어느 정도는 인정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젠 국내 대학교에 리코더 전공도 생겨서 벌써 상당수의 졸업생들을 배출하고, 그 학생들이 이젠 리코더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수학하고 있다. 그 이전 세대의 리코더인들은 당시 전공과목이 없던 관계로 국내에서는 플루트로 시작하고, 이후 유럽으로 떠나서 리코더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 1세대..
몇 일 전 아내와 아이와 함께 홈***에 가서 장을 보고 있었다. 필요한 것들을 고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따르르릉~~~!" 하는 비상벨이 울리면서 안내방송이 나오는 거다. 질서를 지키면서 속히 건물 밖으로 이동하라는 멘트. 순식간에 마트 안은 아수라장 직전이 되었다. 다들 부리나케 무빙카트 위로 달려 나가고, 우리도 카트를 버려둔 채 급하게 지상으로 올랐다. 정말이지 위급한 상황속에서는 이렇게 될 수도 있구나 싶었다. 모두가 자기 가족들의 안위만을 챙기며 급하게 밀치고 나가는 모습들...이래서 이런 상황에서 사상자가 더 많이 발생하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점원 중 한 분이 하시는 말씀이 "아유~~ 또 이러네?" 하는 거다. 그 분 말씀을 미뤄봐서는 오작동인 것 같다는 얘긴데...그래서인지 점..
이제 내일이면 연주회다. 아마츄어지만, 프로 못지 않은 열정을 자부심으로 삼고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해 준비한 연주회. 어제 밤 늦게까지 연습을 하고서 느꼈던 건 연주자에게 있어서 중요한 건 열정 못지 않은 솔직함이라는 거. 연주자가 관객에게 솔직하게 자신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관객은 과연 그 연주를 통해서 얼마 만큼의 감동을 받을 수 있을까? 텔레만 g단조 콰르텟을 연습하면서 얼마나 모리스 스테거를 열망했던가. 하지만, 난 스테거가 아니고...또한 그처럼 할 수도 없다. 한 마디로 내가 그를 모방하려고 애쓸지라도 난 스테거의 옷을 입을 순 없는거다. 이건 단순히 테크닉적인 부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연주하는 그 연주가 자신의 것이냐, 아니냐는 것이다. 아무리 완벽한 테크닉으로 휘황찬란한 연주를 보여..
2010년 10월 30일... 결혼 6주년째 되는 날이다. 벌써.... 10월 30일은 참 각별한 날이다. 2001년 10월 30일...지금의 아내와 만나기 시작했고, 2004년 10월 30일...결혼식을 올렸다. 2007년 10월 30일...4살배기 우리 아들 임신소식을 알았다. 2010년 10월 30일...결혼 6주년. 이 정도 되다 보니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왜 이다지도 미안한 부분이 많은지... 연애와 결혼생활은 다르다지만, 소홀했던 건 사실이다. 언젠가 김동률의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감동받았다. 오늘 그 노래를 불러 주려고 한다. 그런데...어렵다. 김동률이 너무 잘 부른다...ㅎㅎ 그래도 내 마음은 받아 주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