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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er & Life Story
2001년 가을에 CDP 하나를 장만했다. 집에 있는 오디오도 CDP만 망가져 있고, 하루하루 지날수록 갈증만 더 심해져서 큰 출혈을 감수하고 강변역 테크노마트에 가서 한 놈 골라왔다. 사 오면서도 왜그리 마음이 편하지 않던지...지금 생각해도 그 당시 그 부담감은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음악 듣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그래서 늘 귀에 이어폰을 끼고 살았는데, 덕분에 CDP를 너무 학대했던 모양이다. 밖에 나갈 때면, 늘 갖고 나가서 틈만 나면 돌리고, 또 돌렸으니 병이 날만도 했다. 지금껏 1년에 한 차례 정도는 병원에 들렀고, 잔병치례도 종종 했다. 병원에선 CD를 넣고 뺄 때도 조심해야 한다던데, 내 덜렁덜렁한 성격에 급하고 넣다 빼기를 자주 했나보다. 그래도 별탈 없이 지금껏 내 귀를 즐겁게도,..
보통 어떤 연주든, 무반주 연주를 제외하고는 독주라 해도 대부분 반주를 포함해서 둘 이상이 연주를 한다. 클래식이든, 가요든, 팝이든... 결국 우리가 듣는 대부분의 음악들은 여러 사람이 호흡을 맞추는 경우인 것이다. 무반주로 홀로 연주하는 독주일 경우, 연주자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하기에 그만큼 큰 부담감으로 인해 긴장감이 커지겠지만, 그래도 개인의 개성, 감성을 표현하기는 그 표현력에 제한이 없고, 모든 곡의 흐름을 개인이 주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타인과의 연주에서는 음악을 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이 죽어야 하기에, 자신의 색깔을 튀게 하기 보다는 다른 이들의 색깔과 혼합된 새로운 색깔을 표출하는데 온갖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이다. 얼마전, 한 연주회를 다녀왔다. 어느 연주회..
이런 질문 누구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말 뜻을 굳이 살펴 보자면, 무슨 목적을 갖고 사는냐, 어떤 꿈을 갖고 있느냐 정도의 뜻을 품고 있을텐데, 대뜸 물어보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난감할 것 같다. 초등학생들 정도 되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참 할 말이 많을 거다. 꿈많은 아이들, 자라나면서 그 목표가 바뀔지언정 아이들은 늘 꿈을 품고, 가꾸며 산다. 어른이 되어버린 나...지금 나에게 물으면 무어라 말을 할까. 곧 이룰 가정의 생계를 위해서 산다? 솔직히 이 말이 가장 맞는 말일 것이다. 그나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변명 외에는 그다지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그럼, 반대로 인생의 마지막 시점에 다다랐을 때, 난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예전에 이러이러한 것들을 했으면 좋았을 것을....
Tape...지금은 CD에 밀려 음반매장 클래식 코너 한쪽 구석에, 그것도 아주 조금 자리잡고 있는 것들이 10년전만 해도 적잖은 진열장의 자리를 차지했던 시절이 했었다. 값은 저렴하지만, 오랫동안 여러번 들으면 늘어진다는 큰 단점때문에 CD에 밀려 그 자취를 감춰가지만...이젠 나에게서도 그들은 외면받고 있다. 불쌍한 것들... 예전만 해도 내 책상위에 메이저 급으로 자리잡던 녀석들이 이젠 서랍장속에, 서랍을 열어야만 보이는 음지로 쫓겨나 버렸다. 한 십년전...그때도 음반충동구매에 젖어있던 때.. 그때는 CD한 장 살 돈이면 차라리 테잎 3장을 산다!! 는 논리로 지금의 녀석들을 모아들였었다. 점심 몇 차례 굶으면 테잎 한장 산다는 욕심에 밥도 굶었던 시절...그런데, 이젠 한달에 한번 들을까 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