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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er & Life Story
산다는 건 참 만만한 일은 아니다. 요즘 들어서 슬럼프라 해야 할까, 답답한 일상의 연속이다. 긴 터널...끝이 보이지 않는 탓이 계속되는 막막함. 아무리 먼 곳이라도 목표점이 보인다면 견디고자 하는 욕구가 솟을텐데... 내 나이 서른 일곱... 뭔가를 새롭게 도전하기엔 주저하게 되는 나이인가. 책임져야 할 것이 많아 섵부른 모험은 삼가게 된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내가 뿌린 씨에 대한 결과이기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지금 내 눈이 향하는 곳은 그 분의 음성... 하지만, 그러기엔 나의 믿음이 견고하지 못하다. 순전하게 향하지 못하는 나의 시선과 생각들은 올라가다 내려오는 과정을 반복한다. 머리로는 알지만, 실제로 행하기란 왜 이다지도 어려운가. 십 년 정도 지나서 지금 시기를 돌아보면 또 ..
요즘 다섯 살 주원이는 교회에서 또래 친구와 신나게 뛰어 다닌다. 유일하게 동성친구인 그 아이와는 모든 걸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남자아이들이 그렇듯이 노는 걸 보면 금방이라도 싸울 것 같은데, 그렇게 거칠게 놀면서도 한 번도 싸운 걸 본 적이 없다. 늘 서로 "OO야!!", "△△!!" 하면서 좋아라 한다. 그런 주원이가 이 절친과 그 아이의 쌍동이 여동생에겐 정말 아낌없는 나눔을 실천한다. 주일날 교회에 가면서 친구에게 줄 장남감을 챙긴다. 그냥 같이 갖고 놀려고 가져 가는게 아니라, 친구에게 주기 위해서... 그것도 자기가 아끼고, 좋아하는 장난감을... 친구에게 주는 것이 주원이에겐 기쁨인지 아무런 거리낌도 없다.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스러울 정도로 아이는 친구에게 나눠주려고 한다. 이틀 전..
오늘 아침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박지성의 첼시전 골 소식...그것도 결승골!! 동영상을 찾아보니 정말 통쾌했다. 1:0으로 앞서가던 상황에서 후반 32분 첼시의 드로그바에게 동점골을 내준 후 1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박지성은 역전골이자 결승골을 넣었다!! 다시 보는 영상에서도 감격스러운데, 새벽시간을 깨워가며 본 사람들은 어땠을까? 오늘 그의 골로 대한민국은 한껏 들떴다. 그의 골은 뭐랄까...대단한 에너지를 우리에게 안겨준다. 각종 이적설과 폄하하는 평가들.. 그 가운데 그의 골은 터졌다. 단지 그가 오랜만에 골을 넣었기 때문에 기쁜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가 아는 박지성이라는 인물은 늘 성실했기 때문에 그에게 이 정도의 결실, 열매는 있어야 한다고 모두가 여겼고, 드디어 그 수확의 자리에 ..
아침 출근길에 무료신문 '메트로'를 봤다. 모처럼 열어본 신문 지면에 영화광고가 하나 있었는데, 제목이 '나는 아빠다!' 였다. 요즘 TV는 보지 않지만, '나는 가수다!' 라는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다보니 관련된 기사들을 좀 접했었는데, 이젠 나는 아빠다! 도 나왔다. 출근해서 영화내용을 살펴봤더니 현직 형사가 딸의 생명을 위해 불의와 타협하는 내용(?)이었다. 이후 그 여파로 인해 사건이 증폭되는 스릴러물 같은... 결말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영화에서 아버지는 딸의 생명이라는 민감한 소재 앞에 불의와 타협한 정도가 아니라 결탁했다는 것이다. 과연...이것을 보고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 동정심은 가질 수 있을지라도 정당한 건 아니다. 장발장에 대해서도 우리가 동정심은 가질 수..
어제 거래처 직원이 와서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자기네 동네에서 로또 맞은 사람이 나왔다고 말하면서 흥분했다. 12억이라고 했나... 딴나라 얘기 같아서 별로 관심을 갖진 않았는데 오늘 모 기사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돈이라는 거..... 참 사람을 좋아서 죽게도 만들고, 좌절해서 죽게도 만든다. 단돈 몇 푼이 없어서 굶는 사람도 있고, 돈이 남아 돌아서 왠만한 사람 월급 정도를 하루에 써 버리는 사람도 있다. 뭐....할 말은 없다. 불법이 아닌 합법적으로 자기 돈을 쓰는데 뭐라고 하겠나? 하지만, 조금 더 시선을 돌려보면 내가 지금 쓰려는 돈, 특히 그 돈이 반드시 지금 써야 하는 돈이 아닐 경우 그 돈으로 삶이 힘들어 지친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