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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er & Life Story
얼마만에 본 영화인가. 아내와 함께 마지막으로 영화를 본지 5년만에 극장에 가서 본 영화. 많은 고민 끝에 골랐다. 시간상 조조를 봐야 했기에 그 중에서 맞는 영화를 찾아야 했는데, 요즘 개봉한 영화들이 썩 맘에 내키지 않던 중, 요건 어떨까 하고 예매를 했다. 이 영화는 판타지다. 사람이 아닌 올빼미들의 세계를 그린 것으로, 기존에 3권의 책으로 나와있는 작품을 영화로 재구성한 것 같다. 줄거리는 어찌보면 뻔한 내용이다. 올빼미 세계를 짚어 삼키려는 그룹과 지키려는 그룹들간의 결투. 결국, 선한 무리가 이긴다는 ...뭐 이런 소재들을 골고루 잘 섞어 만든 작품이다. 이런 류의 스토리는 지금까지 너무도 많이 봐왔기에 이젠 식상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 보는 내내 나와 아내에게 이 영화가 설득력 있게 다..
HANDEL - THE RECORDER SONATAS Erik Bosgraaf, recorder l Francesco Corti, harpsichord Brilliant l 93792 최근 에릭 보스그라프의 신보들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판 에이크를 시작으로 리코더의 주요 레퍼토리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그에게 이젠 '개성파 연주자' 라는 수식어까지 심심찮게 붙곤 한다. 개성파라곤 하지만, 그 동안 우리가 만나왔던 모리스 스테거나 도로테 오베를링어의 스타일과는 또 다른 성향을 이 연주가는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의 행보만으로 섣불리 판단하기는 그렇지만, 그의 연주에는 단순히 기량만을 앞세우는 요소 보다는 작품 자체를 여러번 곱씹어서 '자기화' 한 흔적이 유독 도드라지게 보인다. 바로크 음악은 연주자..
Garden of Early Delights Pamela Thorby, recorder l Andrew Lawrence-King, harp & psaltery LINN l CKD 291 음반의 제목과 음반 자켓의 사진처럼 파멜라 소비와 앤드류 로렌스 킹 듀오는 시종일관 화사하다. 이들은 이미 첫 곡에서부터 앞으로의 전개를 미리 암시하는 듯한 연주를 들려준다. 오르띠즈의 리체르카다를 킹의 하프 전주에 이어 등장하는 리코더의 다이내믹한 전개는 기존에 들어왔던 이 곡에 대한 새로운 해석까지도 될 수 있겠다 싶다. 후반부의 변주에서는 현대 재즈의 리듬감까지 부가되기도 하면서 다채로운 색감의 연주를 들려 주었다. 그렇다고 역사성이 결여되었다거나 하는 식의 해석은 불필요할 것 같다. 즉흥적인 장식미가 후기 바로크에..
Jacob van Eyck: Der Fluyten Lust-hof Erik Bosgraaf, recorders Brilliant l 93391 야콥 판 에이크는 태어날 때부터 앞이 안 보이는 장님이었다. 하지만, 그의 음악적 감각은 무척이나 뛰어나서 리코더 연주자로서 뿐만 아니라 뛰어난 카리용(교회의 종탑에 설치된 종으로 16세기에는 건반으로 연주 가능했다.) 조율사이기도 했다. 판 에이크가 활동하던 네덜란드의 휘스든(Heusden)에는 카리용이 설치된 교회가 하나 밖에 없었고, 그 만큼 그는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교회 앞에서 리코더를 불던 모습을 떠올리는 오늘날의 사람들에겐 소시민적인 이미지로만 굳어진 그였지만, 당시 17세기 초 카리용 조율사로서, 오르가니스트로서 그의 명성은 대단했었다. 그..
Süße Stille,sanfte Quelle – Georg Friedrich Händel Nuria Rial, soprano ㅣ Austrian Baroque Company – Michael Oman, conductor & recorder Deutsche Harmonia Mundi 최근에 발매된 소프라노 누리아 리알과 미하엘 오만이 이끄는 오스트리아 바로크 컴퍼니의 헨델의 9개의 독일 아리아는 성악과 더불어 리코더의 아름다운 음색을 만날 수 있는 음반이다. 헨델의 9개의 독일 아리아는 헨델이 영국으로 이주한 이후에 작곡된 작품으로 1724~1727년에 쓰여 졌고, 헨델이 독일어로 남긴 마지막 작품이다. 2009년 에코클래식에 빛나는 소프라노 누리아 리알은 청명하고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노래하고, 소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