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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er & Life Story
요즘 양방언이라는 이름은 적어도 "제주의 왕자" 덕분에라도 리코더 매니아들에게도 익숙해진 이름이다. 사실 그의 음악을 잘 모르고서 리뷰를 쓴다는 건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이 음반 하나만 갖고 얘기해볼까 한다. 아마도 이 리뷰는 리코더를 중심으로 쓰게 될 것 같다. 산들바람의 실루엣(?). 일본 애니메이션 '엠마'의 O.S.T.는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싱그럽다. 이 음악은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귀족 신분의 윌리엄과 하녀 엠마의 사랑을 다룬 애니메이션 위에 얹어진 것. 따라서 스토리만큼이나 그 선율 또한 감성적이다. 이 감성적인 음악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다. 양방언이 순수 토종 한국인이긴 하지만, 그의 성장기와 활동무대가 일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의 음악적 배경 또한 일본성향이 강하진 않..
ALSQ의 푸가 시리즈 2탄이라고 해야 할까? 다른 점이라고 하면, 1탄에서는 바흐의 '푸가의 기법' 전곡을 다루었던 반면, 2탄에서는 14~20세기에 걸친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다루었다는 것. 일단 이 음반은 음반 자켓 사진만으로도 흥미를 끈다. 네 명의 멤버들이 둥근 원 아래 네 군데서 회전하는 듯한 포즈에 두 명씩 리코더를 주고 받는 듯한 모습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만, 이 음반의 내용을 생각한다면 "아하~" 할 수 있는 재치 넘치는 장면이라 볼 수 있다. 라틴어로 푸가의 뜻이 "쫓고, 쫓기는" 이라는 의미가 아닌가! 이 음반의 백미는 비발디의 화성의 영감 Op.8/11을 바흐가 편곡한 BWV 596 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사실 이 작품의 연주는 FRQ 보다도 ALSQ의 ..
프레드릭 드 루스의 음반 타이틀은 우리말로 표현하면 "영국의 리코더"라는 뜻으로 프랑스의 메르젠(P.Mersenne)의 기록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리코더를 지칭하는 이 말은 17세기 말까지, 특히 영국에서 리코더가 얼마나 비중있고 인기있는 악기였는지를 증명한다. 루스는 이 음반에서 로버트 카의 "The Delightful Comanion"과 당대 유명한 출판업자였던 존 왈쉬에 의해 출판되었던 "The Divison Flute"의 여러 그라운드를 중심으로 리코더의 다양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영국음악들 속에서 유일하게 수록된 이탈리아 작곡가 삼마르티니의 콘체르토는 당대에 이탈리아에서도 비발디, 바르산티, 보논치니 등과 더불어 최고의 위치에 있었던 리코더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이 음반에서 무엇..
2002년에 발매된 '로얄 윈드 뮤직(이하 RWM)'의 본 음반은 1,2년 전 즈음에 국내에 소개된 듯 하다. 신생 단체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들은 이미 1997년에 창단한 10년이 넘은 전문 연주단체다. 르네상스 콘소트 음악을 전문으로 연주하는 RMW의 음악감독이자 스승이 바로 암스테르담 루키(뢰키) 스타더스트 쿼텟의 폴 린하우츠다. 이쯤 되면 짐작하겠지만, 이들은 린 하우츠의 제자들로 구성된 앙상블이다. 흔히들 만날 수 있는 리코더 앙상블은 3, 또는 4~6 정도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RWM은 리코더 콘소트 치고는 상당히 큰 편성이다. 전체 인원 14명의 작은 오케스트라급의 르네상스 콘소트로 보면 맞을 것이다. 물론, 오늘날 리코더 오케스트라가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긴 하지만, 사실 전문 ..
우연하게 다울랜드와 퍼셀의 작품을 연주하게 되었다. 리코더가 아닌 기타로... 지난 4월 요한수난곡이 끝날 즈음이었을까. 에반겔리스트 역할을 했던 주호씨의 제안으로 류트송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사실 악몽 반, 즐거움 반이었다. 기타를 어설프게나마 시작했던 것은 오래 되었는데, 리코더에 비해 기타는 심심풀이 땅콩이었다. 솔직히 포지션도 제대로 못 익혔으니 할말 다 했지.. 그런데, 너무 만만하게 봤다. 류트송이 전반적으로 반복되는 베이스 선율을 갖고 있다는 속성만 믿고서 뭐 어떻게 되겠지...했는데, 역시나 그렇게 되었다. 포지션도 놓치고, 그야말로 연주하면서 난 허우적거렸다. 그래도 위안을 삼는 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연주했다는 것!! 하지만, 관객들에게 미안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