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er & Life Story
Handel: Recorder Sonatas - Hugo Reyne 본문
올 해 2008년 아르모니아 문디 프랑스 카달로그에 그간 자취를 감췄던 명반이 모습을 드러냈다. 프랑스의 리코더 연주가 위고 레인의 헨델 리코더 소나타가 바로 그것이다. 그간 같은 레이블의 마리온 페어브뤼헨의 음반 탓에 다소 저평가 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추측도 되지만, 그의 헨델 소나타가 다시 등장한 것은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다. 사실 위고 레인의 연주는 그리 유별나지 않다. 어찌보면 평범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연주가 매력적인 것은 리코더와 콘티누오의 조화가 뛰어나고, 평온하리만큼 안정적인 톤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마리온 페어브뤼헨의 연주처럼 화려한 장식음으로 치장된 것도 아니고, 비루토오소적인 강렬함이 비취지도 않지만, 위고 레인의 연주에는 흐트러진 마음을 정돈시키는 힘이 실려 있다.
이 음반을 처음 접했던 것은 7~8년 전쯤. 지금은 신사동에 위치한 신나라 레코드에서였는데, 당시 헨델 리코더 소나타를 찾던 나에게 자켓 사진 속의 위고 레인은 왠지 모를 친밀감이 들게 만들었다. 당시 위고 레인이라는 인물보다는 콘티누오 그룹의 앙타이 형제들의 이름이 더 익숙했었는데, 음반을 플레이어에 거는 순간 상큼한 리코더 선율에 귀가 솔깃해졌다. 당시에는 그냥 그럭저럭한 연주라고 생각하며 자평했었는데, 다시금 듣는 그의 연주는 이제 사랑스러움이 묻어난다. 원인이 무엇일까. 욕심을 버리는 자세가 바로 이런 앙상블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싶다.
콘티누오 그룹은 정말 일류급들 연주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는다. 헨델 리코더 소나타의 경우 다양한 버전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리코더와 하프시코드, 리코더와 하프시코드 & 통주 저음(비올라 다 감바, 첼로, 류트, 바순..등등)의 편성으로 되어 있는데, 통주 저음, 즉 바소 콘티누오로 사용되는 악기들의 특성에 따라 색깔이 확연하게 달라지기도 한다. 위고 레인의 연주에는 하프시코드를 제외한 바소 콘티누오에 류트와 비올라 다 감바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들의 연주는 페어브뤼헨의 연주(리코더 & 하프시코드)에 비해 그다지 화려하지도, 유별나지도 않다. 그야말로 무척이나 단촐하다. 그러니 첫 인상에서 강한 인사을 남기지 못하는 것이 어찌보면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일단 친밀해지면 평생 친구가 되는 것이 바로 이들의 연주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내공이 아닐까.
연주자
Hugo Reyne, recorder
Jerome Hantai, viola da gamba
Pascal Monteilhet, theorbo
Pierre Hantai, harpsichrod & organ
수록곡
Georg Friedrich Haendel (1685~1759)
Sonatas for recorder & basso continuo
01 Sonata in G major, HWV 358
02 Sonata in C major, HWV 365
03 Sonata in d minor, HWV 367
04 Sonat ain b minor/major, HWV 377
05 Sonata in g minor, HWV 360
06 Sonata F major, HWV 369
07 Sonata in a minor, HWV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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