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리뷰/리코더 & 고음악 음반 (47)
Recorder & Life Story
프레드릭 드 루스의 음반 타이틀은 우리말로 표현하면 "영국의 리코더"라는 뜻으로 프랑스의 메르젠(P.Mersenne)의 기록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리코더를 지칭하는 이 말은 17세기 말까지, 특히 영국에서 리코더가 얼마나 비중있고 인기있는 악기였는지를 증명한다. 루스는 이 음반에서 로버트 카의 "The Delightful Comanion"과 당대 유명한 출판업자였던 존 왈쉬에 의해 출판되었던 "The Divison Flute"의 여러 그라운드를 중심으로 리코더의 다양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영국음악들 속에서 유일하게 수록된 이탈리아 작곡가 삼마르티니의 콘체르토는 당대에 이탈리아에서도 비발디, 바르산티, 보논치니 등과 더불어 최고의 위치에 있었던 리코더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이 음반에서 무엇..
2002년에 발매된 '로얄 윈드 뮤직(이하 RWM)'의 본 음반은 1,2년 전 즈음에 국내에 소개된 듯 하다. 신생 단체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들은 이미 1997년에 창단한 10년이 넘은 전문 연주단체다. 르네상스 콘소트 음악을 전문으로 연주하는 RMW의 음악감독이자 스승이 바로 암스테르담 루키(뢰키) 스타더스트 쿼텟의 폴 린하우츠다. 이쯤 되면 짐작하겠지만, 이들은 린 하우츠의 제자들로 구성된 앙상블이다. 흔히들 만날 수 있는 리코더 앙상블은 3, 또는 4~6 정도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RWM은 리코더 콘소트 치고는 상당히 큰 편성이다. 전체 인원 14명의 작은 오케스트라급의 르네상스 콘소트로 보면 맞을 것이다. 물론, 오늘날 리코더 오케스트라가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긴 하지만, 사실 전문 ..
모리스 스테거가 아르모니아 문디(Harmonia Mundi)의 데뷔작 텔레만에 이어 두 번째로 삼마르티니의 소나타에 도전했다. 최근 들어 더이상 클라베스(Claves)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 어려운 것으로 봐서는 완전히 HM로 이적한 것이 아닌가 싶다. 주세페 삼마르티니, 그는 그의 동생 지오반니 바티스타와 더불어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작곡가의 반열에 올라있다. 하지만, 그의 리코더 작품은 사실 F 장조의 협주곡 외에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여러 음반 속에서 간간이 그의 작품들은 낱곡으로 소개될 뿐 그의 소나타만을 어우른 음반은 드물었다. 그나마 앙상블 메디올라눔의 음반이 꽤나 오래전에 삼마르티니를 소개했었지만, 뛰어난 연주에 비해 지명도는 떨어졌었다. 이제 오늘날 최고의 기량을 보이는 ..
로렌조 카바산티와 파비오 비온디? 사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평소 들어왔던 로렌조 카바산티의 음악은 비온디의 성향과는 많이 틀리다는 느낌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상냥하고 부드럽고 투명한 음색이 카바산티의 것이라 생각했는데, 격렬한 비온디와 함께라니!! 역시나 첫 트랙부터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텔레만의 d 단조 트리오 소나타에서 격렬한 비온디의 보잉에 비해 카바산티의 음색은 상대적으로 빈약하게 들렸다. 트리오 소나타라는 것이 두 독주자가 경쟁하듯이 힘겨루기를 하면서도 평행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들의 연주에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아슬아슬함 보다는 이미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그래도 이 음반에서 최고의 연주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첫 번째 연주인 d단조, 그 중에서도..
도로테 오베를링어가 도이치 아르모니아 문디에서 이탈리아 소나타들을 레퍼토리로 음반을 녹음했다. 이제 한창 무르익은 오베를링어의 연주는 이 음반에서 같은 레퍼토리의 다른 연주자들의 것과는 확연하게 다른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이제 그녀의 연주는 듣는 이들에게 "오베를링어 톤"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할 만큼 자신만의 색깔을 갖게 된 것 같다. 코렐리와 삼마르티니 등의 이탈리아 주요 작곡가들로 구성된 이번 음반은 아르카나(ARCANA)에서 비발디 콘체르토를 함께 녹음했던 "마르카의 유쾌한 친구들"의 멤버들로 콘티누오 그룹이 짜여져 있다. 그리고 오나멘트 99에서 한솥밥을 먹은 카스텐 에릭 오제와도 함께. 오베를링어의 라움클랑(RAUM KLANG)과 아르카나에서의 비발디를 관심있게 귀 기울인 사람이라면 이 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