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리뷰/리코더 & 고음악 음반 (47)
Recorder & Life Story
Concordi Musici Concordi Musici Audio Guy l AGCD 0022 드디어 콩코르디 무지치의 음반이 나왔다. 2009년 가을 캐나다의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 리코더 콩쿠르에서 우승한 권민석군의 화려한 데뷔음반이다. 올 해(2010년) 4~5월경에 발매 예정이었지만, 애호가들은 반 년이나 더 이 음반을 애타게 기다려야 했다. 어찌됐건 베일을 벗은 이 음반의 내용은 어떨까? 이탈리아 바로크의 대표적인 작곡가 비발디와 만치니, 스카를라티를 담은 콩코르디 무지치의 음반은 바로크시대에 생동감을 더한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숨결을 담고자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그렇다고 요즘 유행처럼 번진 투쟁하는 듯한 격렬함만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한 녹음은 절대 아니다. 첫 곡인 비발디의 협주곡 G단..
Johann Sebastian Bach - Sonates pour flûte Hugo Reyne, flûte l Pierre Hantaï, clavecin l Emmanuelle Guigues, viole de gambe MIRARE l MIR 038 위고 레인은 참 따스한 연주가일 것 같다. 그의 연주를 들어보면 엄격함 보다는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구하기 어려워진 그의 헨델(Harmonia mundi)을 듣고 있노라면, 이 작품에서 이런 여유와 포근함과 상냥함이 가득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18세기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프란스 브뤼헨과 같은 수순을 밟는 듯 했던 레인은 브뤼헨과는 달리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서도 간간히 리코더 음반 녹음을 양념처럼 곁들이고 있다...
Johann Friedrich Fasch - Trios & Sonatas Epoca Barocca CPO l CPO 777 204-2 요한 프리드리히 파슈는 바흐나 텔레만과 동시대를 살면서 활동했던 음악가였는데, 안타깝게도 그의 생전에 그의 작품들은 출판되지 못했던 것으로 기록된다. 그는 수 많은 칸타타, 모테트 등의 종교작품도 남겼지만, 그에 못지 않은 상당수의 기악작품 또한 남겼다. 특히 기악작품들은 독주 보다는 트리오나 콰르텟 등의 소편성의 실내악과 합주구성의 관현악 모음곡, 교향곡, 콘체르토 등이 상당수 전해진다. 특히 그의 작품들을 유심히 지켜보면 유독 목관에 큰 비중을 둔 것을 심심찮케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작품들 속에서 바순이나 오보에 등의 비중은 다른 작곡가에 비해 더 크지 않을까 싶..
HANDEL - THE RECORDER SONATAS Erik Bosgraaf, recorder l Francesco Corti, harpsichord Brilliant l 93792 최근 에릭 보스그라프의 신보들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판 에이크를 시작으로 리코더의 주요 레퍼토리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그에게 이젠 '개성파 연주자' 라는 수식어까지 심심찮게 붙곤 한다. 개성파라곤 하지만, 그 동안 우리가 만나왔던 모리스 스테거나 도로테 오베를링어의 스타일과는 또 다른 성향을 이 연주가는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의 행보만으로 섣불리 판단하기는 그렇지만, 그의 연주에는 단순히 기량만을 앞세우는 요소 보다는 작품 자체를 여러번 곱씹어서 '자기화' 한 흔적이 유독 도드라지게 보인다. 바로크 음악은 연주자..
Garden of Early Delights Pamela Thorby, recorder l Andrew Lawrence-King, harp & psaltery LINN l CKD 291 음반의 제목과 음반 자켓의 사진처럼 파멜라 소비와 앤드류 로렌스 킹 듀오는 시종일관 화사하다. 이들은 이미 첫 곡에서부터 앞으로의 전개를 미리 암시하는 듯한 연주를 들려준다. 오르띠즈의 리체르카다를 킹의 하프 전주에 이어 등장하는 리코더의 다이내믹한 전개는 기존에 들어왔던 이 곡에 대한 새로운 해석까지도 될 수 있겠다 싶다. 후반부의 변주에서는 현대 재즈의 리듬감까지 부가되기도 하면서 다채로운 색감의 연주를 들려 주었다. 그렇다고 역사성이 결여되었다거나 하는 식의 해석은 불필요할 것 같다. 즉흥적인 장식미가 후기 바로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