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er & Life Story
[공연리뷰] 송주희 트라베르소 귀국 독주회 본문
송주희 트라베르소 귀국 독주회
2011. 10. 19 pm.8:00 세종체임버홀
송주희, traverso flute l 강효정, viola da gamba l 김재연, harpsichord
P R O G R A M
G.Ph. Telemann Triosonate for Traverso, Viola da Gamaba & B.C. in b minor
M. Blavet Sonata for Traverso & Basso Continuo in b minor
J.M. Hotteterre Troisieme Suitte for Traverso & Basso Continuo in G major |
아직까지 국내에서 본격적인 트라베르소 플루트의 연주를 듣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리코더에 비해 국내에서 활동하는 연주자가 적은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하긴 리코더에게 있어서는 초등교육이라는 부동의 조력 시스템이 있다는 것도 장점이긴 할 것이다. 아무튼 앙상블 음악 내에 트라베르소가 일원으로 참가하는 성격이 아닌 트라베르소가 전면으로 나서는 독주회를 만나는 것도 무척이나 오랜만이다. 최근 귀국해서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송주희의 트라베르소 독주회는 어떤 느낌을 전달해줄까? 양적으로는 많지 않지만, 이번 독주회 프로그램은 알차게 꾸며졌다. 트라베르소 작품들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작곡가들인 블라베, 부와모티에르, 오테테르 등이 기본으로 들어간 상황에 처음과 끝을 텔레만과 바흐로 장식했다. 처음 홍보되었던 프로그램과는 달리 순서가 조금 바뀌었다. 아무래도 바흐로 마무리하려는 의도였을까?
첫 곡인 텔레만의 작품은 유일하게 트리오 소나타의 구성이다. 여기에서 만큼은 감바도 트라베르소와 대등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래서인지 평소에 콘티누오로 많이 들어왔던 강효정의 감바와는 달리 조금 더 자신감 있게 노래하는 목소리가 반갑게 흘러 나왔다. 반면 트라베르소의 음색은 다소 미약했다고 할까. 감바가 압도적으로 전면에 나선 것도 아닌데 상대적으로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도 들었고, 악기의 음색도 갇혀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초반이다 보니 악기가 아직 시동이 걸리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앞섰다. 리코더나 트라베르소 같은 목관악기의 경우 어느 정도 습기를 먹은 촉촉한 상태에서 좋은 음질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b 단조 특유의 서늘하면서도 깊은 음색을 기대했지만, 악기의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실내가 건조했던 것도 한 영향이라 보여진다. 기침을 많이 하던 관객들이 곳곳에 있었다.
세 번째 부와모띠에르의 G 장조 모음곡에서는 연주자의 밝은 감성이 한층 부각되었다. 오히려 이 연주자에게는 어두운 분위기 보다는 밝고 경쾌한 성격의 곡들이 더 잘 어울리는 옷인 것 같다. 악기 자체의 어두운 성향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서 밝게 드러나는 트라베르소의 음색은 이 악기를 다시금 주인공의 자리로 이끌었다. 만약 더 밝고, 더 뻗어나가는 음색의 악기를 썼다면 효과는 더 좋지 않았을까도 싶다. 대부분이 춤곡인 악장이라 각 양식에 따른 성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진행이 듣기에 좋았다. 간혹 콘티누오와의 간발의 차이에 따른 엇갈림은 있었지만, 전체 그림을 놓고 봤을 때는 별 흠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후반부는 오테테르와 바흐.. 이 둘의 순서를 서로 바꾸었다면 어땠을까? 오테테르에서 안정감있고, 멋드러진 연주로 끝을 맺었는데, 마지막 바흐는 다소 무거웠던 것 같다. 바흐의 BWV 1034는 그의 플루트 소나타 중에서도 빛을 발하는 명작이다. 하지만,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서정성과 무게감 때문에 마지막 곡을 마친 후에 더 큰 환호를 끌어내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오히려 오테테르를 끝으로 맺었으면 더 나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살짝 감돌았다. 하지만, 바흐의 연주는 무척 좋았다. 특히, 3악장 안단테에서의 하프시코드의 류트 스탑과 감바의 피치카토를 적용한 시도는 기존에 들어왔던 이 작품에 신선한 감흥을 불어 넣어주었다. 앙코르로는 잘 모르겠지만, 크로스오버 작품을 편곡해서 연주한 것 같다. 고악기로 듣는 이런 연주도 나름 신선했다. 마치 프란시스 콜프론과 르 보레아데의 비틀즈 바로크처럼..,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독주회는 독일 작곡가들과 프랑스 작곡가들의 작품만으로 꾸며졌다. 프랑스 음악은 아직도 애호가들과 국내 연주가들에게는 넘기 어려운 산일텐데, 이번 프로그램에서의 연주는 무난했다. 단지 이미 사전에 미세한 부분까지도 정해놓은 정형화된 연주라는 느낌은 약간 아쉬운 부분이었다. 바로크 음악의 자유로움, 예기치 못한 즉흥성을 통한 흥미유발은 조금 약했던 것 같다. 그래도 이런 프로그램으로 개인 독주회를 구성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다음 번에는 기회가 된다면 이탈리아 트라베르소 작품들을 들을 수 있을까?
첫 곡인 텔레만의 작품은 유일하게 트리오 소나타의 구성이다. 여기에서 만큼은 감바도 트라베르소와 대등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래서인지 평소에 콘티누오로 많이 들어왔던 강효정의 감바와는 달리 조금 더 자신감 있게 노래하는 목소리가 반갑게 흘러 나왔다. 반면 트라베르소의 음색은 다소 미약했다고 할까. 감바가 압도적으로 전면에 나선 것도 아닌데 상대적으로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도 들었고, 악기의 음색도 갇혀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초반이다 보니 악기가 아직 시동이 걸리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앞섰다. 리코더나 트라베르소 같은 목관악기의 경우 어느 정도 습기를 먹은 촉촉한 상태에서 좋은 음질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b 단조 특유의 서늘하면서도 깊은 음색을 기대했지만, 악기의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실내가 건조했던 것도 한 영향이라 보여진다. 기침을 많이 하던 관객들이 곳곳에 있었다.
세 번째 부와모띠에르의 G 장조 모음곡에서는 연주자의 밝은 감성이 한층 부각되었다. 오히려 이 연주자에게는 어두운 분위기 보다는 밝고 경쾌한 성격의 곡들이 더 잘 어울리는 옷인 것 같다. 악기 자체의 어두운 성향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서 밝게 드러나는 트라베르소의 음색은 이 악기를 다시금 주인공의 자리로 이끌었다. 만약 더 밝고, 더 뻗어나가는 음색의 악기를 썼다면 효과는 더 좋지 않았을까도 싶다. 대부분이 춤곡인 악장이라 각 양식에 따른 성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진행이 듣기에 좋았다. 간혹 콘티누오와의 간발의 차이에 따른 엇갈림은 있었지만, 전체 그림을 놓고 봤을 때는 별 흠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후반부는 오테테르와 바흐.. 이 둘의 순서를 서로 바꾸었다면 어땠을까? 오테테르에서 안정감있고, 멋드러진 연주로 끝을 맺었는데, 마지막 바흐는 다소 무거웠던 것 같다. 바흐의 BWV 1034는 그의 플루트 소나타 중에서도 빛을 발하는 명작이다. 하지만,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서정성과 무게감 때문에 마지막 곡을 마친 후에 더 큰 환호를 끌어내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오히려 오테테르를 끝으로 맺었으면 더 나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살짝 감돌았다. 하지만, 바흐의 연주는 무척 좋았다. 특히, 3악장 안단테에서의 하프시코드의 류트 스탑과 감바의 피치카토를 적용한 시도는 기존에 들어왔던 이 작품에 신선한 감흥을 불어 넣어주었다. 앙코르로는 잘 모르겠지만, 크로스오버 작품을 편곡해서 연주한 것 같다. 고악기로 듣는 이런 연주도 나름 신선했다. 마치 프란시스 콜프론과 르 보레아데의 비틀즈 바로크처럼..,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독주회는 독일 작곡가들과 프랑스 작곡가들의 작품만으로 꾸며졌다. 프랑스 음악은 아직도 애호가들과 국내 연주가들에게는 넘기 어려운 산일텐데, 이번 프로그램에서의 연주는 무난했다. 단지 이미 사전에 미세한 부분까지도 정해놓은 정형화된 연주라는 느낌은 약간 아쉬운 부분이었다. 바로크 음악의 자유로움, 예기치 못한 즉흥성을 통한 흥미유발은 조금 약했던 것 같다. 그래도 이런 프로그램으로 개인 독주회를 구성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다음 번에는 기회가 된다면 이탈리아 트라베르소 작품들을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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