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er & Lif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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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서 출퇴근 시간은 정해진 음악감상시간이다.
그 시간을 위해 전날 잠들기 전이나, 출근 직전에 그날 들을 CD를 서둘러 챙기는 것은
변함없는 일과의 한 부분이다.
출근시간의 만원 지하철에서도 귓가에만 음악이 머물수 있다면,
그 순간, 정신만은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그런데...그 중요한 시간을 이끌어주던 나의 새 CDP는
한 5일 전부턴가 말썽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내의 선물로 애장품이었던 구CDP와 멤버교체를 한 후,
i모사의 새 CDP는 수없는 충격속에서도 씽씽 신나게 달려주었는데..
갑작스레 달리기를 시켰던지 이젠 CD도 읽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렀으니..
출퇴근 시간은 우울만땅의 시간이 되버렸다.
흠...음악도 못 듣는데 책이나 읽어볼까..
인터넷을 통해 구입했던 풍월당 사장 박종호씨의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평소 음악을 들으며 읽곤 했지만,
음악을 듣느라 그랬는지 영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았는데
배경음악없이 활자에만 몰두하다보니 그만 그 속에 빠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박종호씨의 여행을 통한 경험담들은 나를 그 시대, 그 순간으로 이끌었고,
지하철 안에서 라파엘 쿠벨릭의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지하철 역을 한 정거 지나야 했지만...^^
오늘 핸드폰으로 CDP 수리가 완료되었다는 메세지가 왔다.
이제 퇴근길에 찾으러 가야 하는데, 당장 음악을 듣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읽던 책을 마무리 짓고 새 CD를 걸어야 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 짜릿함 때문일까...오랜만에 한 곳에 몰두했던 그 기분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2005.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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