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er & Life Story
비발디: 리코더 협주곡 - 에릭 보스그라프 본문
Vivaldi - Recorder Concertos
Erik Bosgraaf, recorder l Cordevento
Brilliant l 93804
Erik Bosgraaf, recorder l Cordevento
Brilliant l 93804
브릴리언트라는 레이블은 과거에 녹음되었던 수 많은 음반들을 재발매 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덕분에 고급 음원들을 애호가들은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데, 반면 레이블 이미지는 많이 저렴해진 것 같다. 그 가운데 복각음원이나 재발매가 아닌 새로운 녹음을 하나하나 쌓아 올리는 실력있는 연주자중 한 명이 바로 에릭 보스그라프다. 데뷔음반인 판 에이크의 "플루트의 기쁨의 정원"을 시작으로 쉼없이 진행하는 그의 레코딩 작업은 지속적인 기대감을 갖게 한다. 판 에이크와 그의 텔레만 환타지아를 접해 봤다면 그의 해석력이 기존의 연주자와는 다른 타입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락 밴드 연주자와 오보이스트라는 이색적인 경력도 독특한 시선을 가지는데 한 몫 했을 것도 같고, 발터 판 하우베와 폴 린하우츠라는 걸출한 스승을 두었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아무튼 발매되는 신보마다 기대감을 갖게 하는 연주자는 흔하지 않은데, 그의 연주는 다음 녹음을 기다리게 한다. 게다가 다른 음반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니 듣는 이로써는 얼마나 횡재인가!! 이번엔 드디어 비발디다!! 리코더 연주가라면 최소한 한 번 이상은 거쳐가는 관문과도 같은 비발디의 리코더 협주곡은 테크닉은 물론이고, 비르투오즘으로 중무장한 그야말로 거대한 산과도 같은 존재다. 특히나 개성어린 연주자들에게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레퍼토리. 에릭 보스그라프라면 과연 무엇을 보여줄까...심히 기대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뭐랄까...뚜껑을 열어봤을 때,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의 음악이 흘러 나왔다. 최소한 모리스 스테거나 도로테 오베를링어 정도의 속사포 같은 연주를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최소한 첫 곡 RV 444에서 만큼은 그 기대감은 유지됐다. 기존의 연주들에 비해 싱싱하고, 빠른 템포를 유지하면서 전개시켜 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다소 평범해 보이는 연주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RV 439 밤(La Notte)에서는 느릿한 시작으로 이후에 급변하는 상황을 연출하려는 의도였는가 했는데, 그렇지 않았고 '바다의 폭풍우(La Tempesta)'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연주가에 대한 신뢰 때문이랄까. 끝까지 보스그라프라는 연주가의 의도하는 뭔가가 있을거라는 생각을 가졌다. 사실 이 연주가 평범하다는 생각은 보스그라프는 기준치에서 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지, 다른 연주자의 경우라면 상당히 파격적이고 활기 넘치는 연주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기준에서 평가하려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심각한 오류일지도 모르겠다. 재차 들어보면 들어볼수록 경험하게 되는 건 독주자와 앙상블의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것. 그리고 다른 연주들에 비해 목관, 특히 바순의 역할이 이 음반에서 눈에 띈다는 것. RV 105같은 다중 협주곡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앙상블에서 코티누오를 담당하는 이 악기의 역할은 충분히 돋보인다. 보스그라프는 개인기 보다는 앙상블에 주안점을 둔 것일까? 어쩌면 미하엘 슈나이더가 CPO 에서 녹음한 두 번째 비발디 협주곡이 전작에 비해 훨씬 온화해지고, 풍성한 앙상블을 추구한 것처럼 보스그라프 또한 그런 설정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리코더는 확신에 찬 텅잉과 투명한 사운드로 시종일관 음악을 이끌고 있지만, 앙상블 밖에서 따로 화려함을 추구하는 저돌적인 모습 보다는 앙상블 안에서 전체를 리드하고 있다. RV 442 같은 작품에서는 충분히 리코더의 목가적인 음색을, RV 443 같은 작품에서는 통통 튀는 소프라니노의 맑고 경쾌한 음색을 뽑아내면서도 놓치지 않는 건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연주자는 화려한 테크닉이 드러나는 개인기만이 비르투오즘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과잉해석은 삼가고 있다.
아무튼 발매되는 신보마다 기대감을 갖게 하는 연주자는 흔하지 않은데, 그의 연주는 다음 녹음을 기다리게 한다. 게다가 다른 음반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니 듣는 이로써는 얼마나 횡재인가!! 이번엔 드디어 비발디다!! 리코더 연주가라면 최소한 한 번 이상은 거쳐가는 관문과도 같은 비발디의 리코더 협주곡은 테크닉은 물론이고, 비르투오즘으로 중무장한 그야말로 거대한 산과도 같은 존재다. 특히나 개성어린 연주자들에게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레퍼토리. 에릭 보스그라프라면 과연 무엇을 보여줄까...심히 기대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뭐랄까...뚜껑을 열어봤을 때,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의 음악이 흘러 나왔다. 최소한 모리스 스테거나 도로테 오베를링어 정도의 속사포 같은 연주를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최소한 첫 곡 RV 444에서 만큼은 그 기대감은 유지됐다. 기존의 연주들에 비해 싱싱하고, 빠른 템포를 유지하면서 전개시켜 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다소 평범해 보이는 연주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RV 439 밤(La Notte)에서는 느릿한 시작으로 이후에 급변하는 상황을 연출하려는 의도였는가 했는데, 그렇지 않았고 '바다의 폭풍우(La Tempesta)'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연주가에 대한 신뢰 때문이랄까. 끝까지 보스그라프라는 연주가의 의도하는 뭔가가 있을거라는 생각을 가졌다. 사실 이 연주가 평범하다는 생각은 보스그라프는 기준치에서 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지, 다른 연주자의 경우라면 상당히 파격적이고 활기 넘치는 연주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기준에서 평가하려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심각한 오류일지도 모르겠다. 재차 들어보면 들어볼수록 경험하게 되는 건 독주자와 앙상블의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것. 그리고 다른 연주들에 비해 목관, 특히 바순의 역할이 이 음반에서 눈에 띈다는 것. RV 105같은 다중 협주곡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앙상블에서 코티누오를 담당하는 이 악기의 역할은 충분히 돋보인다. 보스그라프는 개인기 보다는 앙상블에 주안점을 둔 것일까? 어쩌면 미하엘 슈나이더가 CPO 에서 녹음한 두 번째 비발디 협주곡이 전작에 비해 훨씬 온화해지고, 풍성한 앙상블을 추구한 것처럼 보스그라프 또한 그런 설정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리코더는 확신에 찬 텅잉과 투명한 사운드로 시종일관 음악을 이끌고 있지만, 앙상블 밖에서 따로 화려함을 추구하는 저돌적인 모습 보다는 앙상블 안에서 전체를 리드하고 있다. RV 442 같은 작품에서는 충분히 리코더의 목가적인 음색을, RV 443 같은 작품에서는 통통 튀는 소프라니노의 맑고 경쾌한 음색을 뽑아내면서도 놓치지 않는 건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연주자는 화려한 테크닉이 드러나는 개인기만이 비르투오즘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과잉해석은 삼가고 있다.
연주자
Erik Bosgraaf, recorders
Cordevento
수록곡
01-03 Concerto in C major, RV 444
1. Allegro non molto
04-07 Concerto in G minor, RV 439 (La Notte)
08-10 Concerto in F major, RV 98 (Tempesta di mare)
1. [Allegro]
11-13 Concerto in G minor, RV 105
2. Largo
14-16 Concerto in F major, RV 442
17-19 Concerto in C minor, RV 441
3. [Allegro]
20-22 Concerto in C major, RV 443
'리뷰 > 리코더 & 고음악 음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비전 플루트 - 엠마 머피 (0) | 2011.05.21 |
---|---|
바흐: 마태수난곡 BWV 244 - 라 쁘띠뜨 방드 (0) | 2011.04.23 |
스위트 폴리아 - 앙상블 카프리스 (0) | 2011.03.15 |
나이팅게일 & 나비 - 파멜라 소비 (0) | 2011.03.05 |
Loeki Files - 암스테르담 루키 스타더스트 쿼텟 30주년 기념 음반 (0) | 2011.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