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er & Life Story
나이팅게일 & 나비 - 파멜라 소비 본문
The Nightingale and the Butterfly
Pamela Thorby, recorders l Elizabeth Kenny, lutes
LINN l CKD 341
Pamela Thorby, recorders l Elizabeth Kenny, lutes
LINN l CKD 341
엘리자베스 케니와의 이번 듀오 음반은 전작인 앤드류 로렌스 킹과의 'Garden of Early Delights'의 후속작 같은 느낌이 든다. 다른 점이라면 전작은 하프와 리코더의 조합이었고, 이번은 류트와의 조합이라는 것. 또 다른 점 하나는 전작은 초기 바로크의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의 음악을 다루었고, 이번에는 프랑스의 바로크 중기의 음악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 정도겠다. 어쨌건 콘티누오로 발현악기 한 대만을 사용해서 연주했다는 것만은 공통점이다. 하나는 나이팅게일의 사진을 다른 하나는 나비의 사진을 자켓으로 썼다. 이 둘을 합하면 '나이팅게일과 나비'가 아닌가? 뭔가 예견되어 있던 앨범이 아니었나 싶다. ㅎㅎ
파멜라 소비가 연주하는 음악은 분명히 낯설지만은 않은 것인데, 그녀의 연주는 다소 낯선 감이 있다. 뒤파르나 필리도어 등의 모음곡들은 수 많은 연주자들을 통해서도 들어 왔지만, 이번처럼 류트 한 대로 콘티누오를 담당하는 연주는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 그러다보니 마치 편곡된 다른 작품을 듣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게다가 시대적인 느낌도 초기 바로크나 그 직전의 음악들을 듣는 듯한, 마치 다울랜드의 음악적 분위기와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덕분에 리코더의 노래는 더욱 도드라지고, 다양한 편성의 콘티누오에서는 접하기 힘든 여백의 미는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앤드류 로렌스 킹의 하프나 잘테리움과의 연주에서도 이렇게까지 여백이 드러나진 않았다. 아마도 하프와 류트의 특성차이가 크지 않을까 싶다. 음색 자체도 다르고 잔향의 차이도 있어서인지 류트의 콘티누오는 한층 간결하고 차분하다.
바로크시대에 프랑스 음악은 상당한 격식을 차리고 있었고, 이탈리아를 비롯한 타 국가들을 향한 자신들만의 자부심을 음악 속에서 만끽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 음반 속에서도 엿볼 수 있다. 파멜라 소비는 팔라디안 앙상블 시절에 이미 두 장의 프랑스 음반들 속에서 자신이 프랑스 음악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역시나 그녀는 까다로울 수 있는 이 음악들을 여유있고 매끄럽게 표현했다. 특유의 프랑스 장식음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물 흐르듯 노래했고, 풍부한 호흡으로 음악 속에 묻어있는 슬픈 감정까지도 아우러냈다. 첫 곡 데르벨루아의 모음곡은 너무도 사랑스럽다. 일곱 개의 악장들은 하나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네 번째 악장 Papillon 은 '나비'라는 의미처럼 나비의 날개짓을 연상하게 한다. 아마도 이번 타이틀은 데르벨루아의 네 번째 악장과 쿠프랭의 '사랑의 꾀꼬리(나이팅게일)'에서 따온 것이 아닌가 싶다. 엘리자베스 케니는 이번 음반에서 아치류트와 테오르보를 위주로 악기를 선택했다. 아마도 단독으로 콘티누오를 담당하다보니 저음역의 보강이 필요했으리라 본다. 덕분에 류트의 다채로운 음색들을 이 둘의 연주에서 경험할 수 있다.
이젠 세상을 떠난지도 10년이 다 되어가는 전설적인 제작가 프레드 모건의 보이스 플루트는 뒤파르의 모음곡 1번에서 빛을 발한다. 테너 리코더에 비해 한 음 높은 이 악기는 다소 어두운 음색의 대명사가 될 수도 있는데, 뒤파르의 1번 1악장에서 화사하고 밝은 봄기운 가득한 음색으로 귀를 즐겁게 해준다. 다른 파트의 악기보다 이 보이스 플루트는 연주가의 호흡에 따라 극과 극을 달리는 악기가 아닌가 싶다. 호소력 짙은 음색을 연출할 수도 있고, 지루하고 밋밋한 음색을 들려줄 수도 있다. 소비의 풍부한 호흡은 이 악기를 완벽하게 컨트롤했고, 음악적 분위기를 시종일관 훌륭하게 유지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건 알토나 보이스 플루트 외의 소프라노와 소프라니노 리코더의 음색이 바로크 스타일이 아닌 초기 모델들과 비슷하게 들린다는 것이다. 꾸밈 없는, 곱상하지 않은 시대의 초기 음색이 전반부의 데르벨루아나 쿠프랭, 뒤파르의 6번 등에서 들린다. 혹시 류트와의 조합을 위해 제작가들을 통해서 특별하게 보이싱하지 않았나 하는 추측도 해보지만, 실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 아무튼 그래서인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음악들은 바로크 중,후기 라기 보다는 초기의 음악들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계속 받는다.
'사랑스럽다.'
연주가들은 이 음반을 듣는 이들이 이런 감정을 느끼기를 원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이 둘의 연주는 정말로 사랑스럽다. 소비와 케니는 그들이 수차례 함께 연주했던 경험(참고로 웹서핑을 통해서 이 둘 뿐만 아니라 안드레아스 숄 등과 함께 '베니스의 상인' O.S.T. 작업을 한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때문인지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호흡했다. 드 비제의 모음곡에서의 케니의 연주 또한 성급하게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소박함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진정한 아름다움, 사랑스러움은 드러내려고 하면 할 수록 감소하는 것 같다. 소비와 케니는 드러내기 보다는 눈빛으로 말하듯이 설득하려 하기 보다는 자신들이 보는 것을 거울처럼 반사시켜 보여준다. 때문에 어떤 경우 보다도 더 강한 설득력으로 음악을 이해시키고 있다.
파멜라 소비가 연주하는 음악은 분명히 낯설지만은 않은 것인데, 그녀의 연주는 다소 낯선 감이 있다. 뒤파르나 필리도어 등의 모음곡들은 수 많은 연주자들을 통해서도 들어 왔지만, 이번처럼 류트 한 대로 콘티누오를 담당하는 연주는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 그러다보니 마치 편곡된 다른 작품을 듣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게다가 시대적인 느낌도 초기 바로크나 그 직전의 음악들을 듣는 듯한, 마치 다울랜드의 음악적 분위기와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덕분에 리코더의 노래는 더욱 도드라지고, 다양한 편성의 콘티누오에서는 접하기 힘든 여백의 미는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앤드류 로렌스 킹의 하프나 잘테리움과의 연주에서도 이렇게까지 여백이 드러나진 않았다. 아마도 하프와 류트의 특성차이가 크지 않을까 싶다. 음색 자체도 다르고 잔향의 차이도 있어서인지 류트의 콘티누오는 한층 간결하고 차분하다.
파멜라 소비 |
엘리자베스 케니 |
바로크시대에 프랑스 음악은 상당한 격식을 차리고 있었고, 이탈리아를 비롯한 타 국가들을 향한 자신들만의 자부심을 음악 속에서 만끽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 음반 속에서도 엿볼 수 있다. 파멜라 소비는 팔라디안 앙상블 시절에 이미 두 장의 프랑스 음반들 속에서 자신이 프랑스 음악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역시나 그녀는 까다로울 수 있는 이 음악들을 여유있고 매끄럽게 표현했다. 특유의 프랑스 장식음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물 흐르듯 노래했고, 풍부한 호흡으로 음악 속에 묻어있는 슬픈 감정까지도 아우러냈다. 첫 곡 데르벨루아의 모음곡은 너무도 사랑스럽다. 일곱 개의 악장들은 하나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네 번째 악장 Papillon 은 '나비'라는 의미처럼 나비의 날개짓을 연상하게 한다. 아마도 이번 타이틀은 데르벨루아의 네 번째 악장과 쿠프랭의 '사랑의 꾀꼬리(나이팅게일)'에서 따온 것이 아닌가 싶다. 엘리자베스 케니는 이번 음반에서 아치류트와 테오르보를 위주로 악기를 선택했다. 아마도 단독으로 콘티누오를 담당하다보니 저음역의 보강이 필요했으리라 본다. 덕분에 류트의 다채로운 음색들을 이 둘의 연주에서 경험할 수 있다.
이젠 세상을 떠난지도 10년이 다 되어가는 전설적인 제작가 프레드 모건의 보이스 플루트는 뒤파르의 모음곡 1번에서 빛을 발한다. 테너 리코더에 비해 한 음 높은 이 악기는 다소 어두운 음색의 대명사가 될 수도 있는데, 뒤파르의 1번 1악장에서 화사하고 밝은 봄기운 가득한 음색으로 귀를 즐겁게 해준다. 다른 파트의 악기보다 이 보이스 플루트는 연주가의 호흡에 따라 극과 극을 달리는 악기가 아닌가 싶다. 호소력 짙은 음색을 연출할 수도 있고, 지루하고 밋밋한 음색을 들려줄 수도 있다. 소비의 풍부한 호흡은 이 악기를 완벽하게 컨트롤했고, 음악적 분위기를 시종일관 훌륭하게 유지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건 알토나 보이스 플루트 외의 소프라노와 소프라니노 리코더의 음색이 바로크 스타일이 아닌 초기 모델들과 비슷하게 들린다는 것이다. 꾸밈 없는, 곱상하지 않은 시대의 초기 음색이 전반부의 데르벨루아나 쿠프랭, 뒤파르의 6번 등에서 들린다. 혹시 류트와의 조합을 위해 제작가들을 통해서 특별하게 보이싱하지 않았나 하는 추측도 해보지만, 실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 아무튼 그래서인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음악들은 바로크 중,후기 라기 보다는 초기의 음악들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계속 받는다.
'사랑스럽다.'
연주가들은 이 음반을 듣는 이들이 이런 감정을 느끼기를 원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이 둘의 연주는 정말로 사랑스럽다. 소비와 케니는 그들이 수차례 함께 연주했던 경험(참고로 웹서핑을 통해서 이 둘 뿐만 아니라 안드레아스 숄 등과 함께 '베니스의 상인' O.S.T. 작업을 한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때문인지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호흡했다. 드 비제의 모음곡에서의 케니의 연주 또한 성급하게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소박함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진정한 아름다움, 사랑스러움은 드러내려고 하면 할 수록 감소하는 것 같다. 소비와 케니는 드러내기 보다는 눈빛으로 말하듯이 설득하려 하기 보다는 자신들이 보는 것을 거울처럼 반사시켜 보여준다. 때문에 어떤 경우 보다도 더 강한 설득력으로 음악을 이해시키고 있다.
연주자
Pamela Thorby, recorders
Elizabeth Kenny, lutes
사용악기
:: Recorders
'Terton' soprano recorder in C by Yuzuru Fukushima (1-7)
'Bressan' alto recorder in F by Fred Morgan (9-13)
Voice flute by Fred Morgan (14-20, 27, 35-36)
Sopranino recorder by Yuzuru Fukushima (27, 35, 36)
'Bressan' fourth flute by Tim Cranmore (28-34)
:: Lutes
Archlute after Venere by Martin Haycock (1-8, 28-34)
Theorbo after Italian originals by Klaus Jacobsen (9-26)
5 course baroque guitar based on Venetian model by Klaus Jocobsen (27, 35-36)
수록곡
01-07 Louis Caix D'Hervelois: Deuxieme Suite in G major
4. Papillon Vite
08 Robert De Visee: Passacaille
09-11 Anne-Danican Philidor: Sonate pour la flute a bec in D minor
14-20 Charles Dieupart: Suite No.1 in A major pour une flute de voix
1. Ouverture
21-26 Robert de Visee: Suite in D minor
27 Francois Couperin: Le Rossignol en amour
28-34 Charles Dieupart: Suite No.6 in F minor pour une flute du quatre
35 Francois Couperin: Le Rossignol Vainqueur
36 Francois Couperin: Double du Rossign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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