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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er & Life Story
Garden of Early Delights Pamela Thorby, recorder l Andrew Lawrence-King, harp & psaltery LINN l CKD 291 음반의 제목과 음반 자켓의 사진처럼 파멜라 소비와 앤드류 로렌스 킹 듀오는 시종일관 화사하다. 이들은 이미 첫 곡에서부터 앞으로의 전개를 미리 암시하는 듯한 연주를 들려준다. 오르띠즈의 리체르카다를 킹의 하프 전주에 이어 등장하는 리코더의 다이내믹한 전개는 기존에 들어왔던 이 곡에 대한 새로운 해석까지도 될 수 있겠다 싶다. 후반부의 변주에서는 현대 재즈의 리듬감까지 부가되기도 하면서 다채로운 색감의 연주를 들려 주었다. 그렇다고 역사성이 결여되었다거나 하는 식의 해석은 불필요할 것 같다. 즉흥적인 장식미가 후기 바로크에..
Jacob van Eyck: Der Fluyten Lust-hof Erik Bosgraaf, recorders Brilliant l 93391 야콥 판 에이크는 태어날 때부터 앞이 안 보이는 장님이었다. 하지만, 그의 음악적 감각은 무척이나 뛰어나서 리코더 연주자로서 뿐만 아니라 뛰어난 카리용(교회의 종탑에 설치된 종으로 16세기에는 건반으로 연주 가능했다.) 조율사이기도 했다. 판 에이크가 활동하던 네덜란드의 휘스든(Heusden)에는 카리용이 설치된 교회가 하나 밖에 없었고, 그 만큼 그는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교회 앞에서 리코더를 불던 모습을 떠올리는 오늘날의 사람들에겐 소시민적인 이미지로만 굳어진 그였지만, 당시 17세기 초 카리용 조율사로서, 오르가니스트로서 그의 명성은 대단했었다. 그..
Süße Stille,sanfte Quelle – Georg Friedrich Händel Nuria Rial, soprano ㅣ Austrian Baroque Company – Michael Oman, conductor & recorder Deutsche Harmonia Mundi 최근에 발매된 소프라노 누리아 리알과 미하엘 오만이 이끄는 오스트리아 바로크 컴퍼니의 헨델의 9개의 독일 아리아는 성악과 더불어 리코더의 아름다운 음색을 만날 수 있는 음반이다. 헨델의 9개의 독일 아리아는 헨델이 영국으로 이주한 이후에 작곡된 작품으로 1724~1727년에 쓰여 졌고, 헨델이 독일어로 남긴 마지막 작품이다. 2009년 에코클래식에 빛나는 소프라노 누리아 리알은 청명하고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노래하고, 소규모..
Viennoiseries musicales 1806-1826 Hugo Reyne, flûtes (csakan) l La Simphonie du Marais Musiques à la Chabotterie 위고 레인의 이번 신보는 리코더에 대한 그의 깊은 통찰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우리가 알고 있기로 리코더는 바로크시대를 넘어서면서 작은 음량과 화려하지 못한 음색 등 악기의 한계 때문에 점차 사라진 것으로 보는데, 위고 레인은 여기에 의문점을 갖고 파헤치면서 리코더라는 악기가 차칸이라는 악기로 형태가 바뀌면서 20세기 초까지 존재했었다는 각종 문헌들을 발견해냈다. 그는 특히 19세기 초 1806-1826년 사이의 음악들을 중심으로 이 차칸이라는 악기를 위해 쓰여진 작품들을 수집했고, 자신의 앙상블과 함께..
Le Concert Spirituel Jordi Savall l Le Concert Des Nations Alia Vox / AVSA 9877 공개 연주회의 시초가 되었던 파리의 콩세르 스피리튀엘과 그 곳에서 활약했던 코렐리, 텔레만, 라모의 음악을 담은 이번 음반은 발매되기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사발을 시작으로 엔리코 오노프리, 마크 앙타이, 루카 기엘미 등 초호화급 멤버들이 함께 작업했기 때문이다. 콩세르 스피리튀엘은 궁정 안에서의 닫힌 공간에 있던 연주회를 일반 시민들에게도 공개하면서 연주자들이나 관객들 모두에게 자극점을 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연주자들(당시엔 작곡가가 동시에 연주가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에게는 다양한 관객들의 구미에 맞는 음악들을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