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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길이 만난 사람] 이영표 “7~8개 팀 러브콜…공부 병행 가능한 팀 가겠다” |
모처럼 국내에서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이영표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팀을 찾고 있다. 사안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은 기자를 매료시킬 정도로 명확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k1isonecut |
■ 현역 연장 결심 이영표
올 한해 한국축구의 화두는 '박지성·이영표 공백 메우기'였다. 이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건 그 만큼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구관이 명관'이라는데, 박지성(30)과 이영표(34)는 특별한 구관이다.
이들은 1월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그런데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고 있는 반면 이영표는 무적이다. 이영표는 6월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과 계약이 만료된 뒤 귀국해 자신의 갈 길을 놓고 목하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현역 생활을 1∼2년 더 하겠다는 것이고, 구하는 팀은 운동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팀으로 범위를 좁혔다. 요즘 구리에서 FC서울 후배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면서 또 다른 도전을 꿈꾸고 있는 그를 만났다.
지인들 만류에 은퇴 접고 1~2년 더 뛰기로
새 팀서 연구하며 축구인생의 미래를 준비
대표 컴백 NO…내 공백 통해 후배들 성장
은퇴후 목표 행정가? 꿈이 계속 바뀌네요
-요즘도 젊은 선수들 못지않게 잘 뛴다는데.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는 건 아니죠. 예전과 다르죠. 체력 관리가 예전보다 훨씬 필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잘 관리를 해야 다른 분들이 눈치 못 체니까요."
-그게 이영표식 성실성인가.
"성실성이라기보단 경기장 안에서 못하면 내가 괴롭고, 체력이 약하면 고통을 느끼게 되잖아요. 아예 훈련할 때 고통을 먼저 당하는 거죠. 내가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그라운드에 나갈 때 얼마나 힘겨운지 느껴보니 절로 체력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대표팀 복귀는 더 이상 없나.
"(고개를 저으며) 왜 그런 얘기가 나왔죠? 글쎄요. 저만 해도 2000년대 선수잖아요. 길게 봤을 때는 제가 들어갈 자리는 아니라고 봐요. 우리 후배들이 아주 잘하고 있어요. (내가 복귀하면) 지금 당장 힘은 될 수 있을지언정, 장기적으로는 아니죠."
-왜 하필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은퇴를 결심했나. 혹시 박지성과 말을 맞췄나.
"전 예전부터 문득 32세를 전후해 대표팀을 은퇴해야지 생각해왔죠. 3년 전부터 은퇴를 고민했고, 남아공월드컵 직후 태극마크 반납을 생각했어요. 하지만 조광래 감독님으로 바뀌었는데, 감독님이 오자마자 은퇴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잖아요. 첫 소집 때 조심스레 말씀드렸죠. 그러니까 감독님이 아시안컵까지는 함께 하자고 했어요. 그 때도 은퇴할 생각이라면 그만두라고 하셨죠. 그래서 이렇게 된 겁니다. 지성이는 예전부터 은퇴를 좀 더 빨리 하고 싶어한다는 느낌은 받았어요."
-박지성이 대표팀 복귀해도 된다고 해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
"축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팬이죠. 팬들 모두가 원하고 있잖아요. 협회도 원하고 있고요. 지성이만 'OK' 한다면 안 될 게 뭐가 있느냐는 생각이었죠. 지성이의 복귀 자체는 일반적이고 단순한 생각은 아니잖아요. 맨 윗선부터 언론, 팬들(여론)까지 한 마음 한 뜻이라면, 모두의 공감을 산다면 가능하죠. 모두가 책임질 준비가 됐을 때 지성이가 들어온다면 찬성이지만 누군가 곁눈질을 하고 있다면 복귀하면 안 되죠. 솔직히 복귀가 쉬운 건 아니에요."
-이영표의 빈 자리가 엄청난데.
"빈 자리를 제대로 메울 수 없다는 건 대단히 큰 고민이겠죠. 하지만 축구란 신기한 게 누군가 충분히 전술적으로 커버가 가능하다는거죠. 그러면 특정 선수들의 발전도 있을 수 있고요. 오히려 빈 자리가 훨씬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죠. 발전 단계라는 측면에서 보면요."
-박주호, 김영권, 홍철, 윤석영 등이 후계자로 거론되는데.
"중요한 건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는 거죠.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감 때문에 관심이 가요. 기대감에 맞는 성장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경험이 필요합니다. 시간과 경험이 동시에 진행되면 크게 성장할 수 있죠. 물론 팬들에게는 인내심도 필요하죠. 지금 몇 경기 치러서 질타를 받는다면 모두가 부담스러워지죠. 좀 더 격려해주고, 칭찬이 필요할 때입니다."
-왼쪽 풀백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주저 없이)수비죠. 어느 방향에서 골이 많이 터지느냐를 분석하면 바로 측면이에요. 수비 중 양 사이드가 중요하죠. 상대 역시 이 위치를 뚫고 들어올테니. 아무리 중앙 수비가 강해도 측면이 약하면 커버가 안돼요. 측면이 강하면 모두가 튼튼해지죠. (측면)한 명이 무너지면 차례로 커버하려다 빈 공간이 한 순간에 많아지는데, 선수들이 위치 변경할 때 허점이 생깁니다.
움직이는 그 틈을 타 위기가 찾아오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어' 하는 순간 그냥 골을 먹어요. 왜 잉글랜드가 강한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죠. 프리미어리그는 3번 실수 중 2골은 내줘요. 단, 풀백만 잘해서 되는 일은 아니에요. 아무리 잘해도 윙 포워드의 수비 가담과 커버링이 필수적입니다. 윙 포워드가 수비 커버를 해주면 충분히 강해질 수 있죠. 아무리 강한 풀백이라도 수비할 수 있는 한계는 있습니다."
-현 대표팀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가고 있어요. 아시안컵도 짧은 시간에 압박이나 패스 타이밍이 잘 됐죠. (현재는) 팀이 발전하기 위해 가져야 하는 당연한 어려움이라고 생각한다. 브라질이라도 남미 예선을 치르면서 약 팀에 간신히 이기는 등 사이클이 있습니다. 어떠한 팀도 최정상을 끝까지 가져가지 못합니다. 과거 수 없이 많은 감독님을 모셔봤지만 그 어느 때보다 지금 팀이 아주 발전적이고 혁신적이라 생각합니다.
대표팀이 그 다음 레벨로 올라갈 때는 당연히 어려움이 생깁니다. 그 과정에 있다는 거죠. 현상만 보고 쉽게 반응하지 않고, 계속 지켜봐준다면 확실히 잘 성장할겁니다. 중요한 것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니까요."
이영표의 진로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영표는 "대표팀 후배들도 내가 어디로 가냐고 물어요"라고 했다.
-선수 생활의 갈림길에서 현역 연장을 택한 계기는.
"사실 은퇴할 생각이 있었어요. 공부를 좀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하지만 주변 모두가 현역 은퇴를 만류하더라고요. 한 달 반, 두 달 사이에 7∼8개 팀이 제의를 해왔죠. K리그도 있었고요.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축구도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 곳이면 운동을 좀 더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죠. 공부할 수 없는 팀이라면 다 거절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팀을 고르고 있습니다."
-어떤 공부를 말하나.
"한국 축구도 장점이 있어요. 유럽 축구도 있고. 외국에 있다보니 무조건 유럽 축구는 다 좋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한국 축구만의 장점이 많았죠. 그 만큼 약점도 보였고요. 단점을 좀 더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고. 그런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시스템 공부라고 할까요. 산업이 될 수도, 마케팅이 될 수도 있고, 문화일 수도 있고. 느낌만 갖기 보단 실제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축구 인생의 목표인 축구 행정가와 연결되는가.
"제가 공부한다고 해서 그렇게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느냐는 또 다른 문제겠죠. 하지만 제 스스로가 좀 더 공부해서 알고 싶어요. 꿈은 계속 바뀌니까. 다만 조심스러워요. 제가 내일 당장 뭘 하고 싶은지 모르니."
-이적할 팀이 궁금한데.
"(웃으며) 다음에 알려드릴게요."
-네덜란드, 잉글랜드, 독일을 거쳤고 중동까지 경험했다. 자신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면 꼭 한 번 더 도전하고픈 무대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곳은 없어요. 단 네덜란드 축구는 정말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줘요. 영국은 축구를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배우는 데 최고죠. 그런 면에서 아주 스페셜합니다. 네덜란드는 축구를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가르쳐 주는 곳이에요. 축구는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재미를 느끼게 하는지 알려주죠. 제가 후배들에게 네덜란드를 가면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조언하는 것도 그래서예요."
인터뷰를 하면서 그의 거침없는 언변에 놀랐다. 논리적인 설명은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이영표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고, 축구를 사랑하며, 열심히 공부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 질문에 대한 대답도 기자를 매료시켰다.
-나이 치고는 트위터 등 SNS를 잘하는 편인데.
"트위터에 젊은 친구들이 많잖아요. 제가 운동하며 쓴 책이 있는데,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어요. 교회에서 젊은 친구들을 만나면 꿈이 없다는 걸 많이 느껴요. '너 뭐가 되고 싶니'하고 물으면 없더라고요. 단순히 좋은 대학?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그 이후의 삶에 대해 잘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젊은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운동하며 어려웠던 삶 등을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에 트위터를 시작했습니다."
올 한해 한국축구의 화두는 '박지성·이영표 공백 메우기'였다. 이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건 그 만큼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구관이 명관'이라는데, 박지성(30)과 이영표(34)는 특별한 구관이다.
이들은 1월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그런데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고 있는 반면 이영표는 무적이다. 이영표는 6월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과 계약이 만료된 뒤 귀국해 자신의 갈 길을 놓고 목하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현역 생활을 1∼2년 더 하겠다는 것이고, 구하는 팀은 운동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팀으로 범위를 좁혔다. 요즘 구리에서 FC서울 후배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면서 또 다른 도전을 꿈꾸고 있는 그를 만났다.
지인들 만류에 은퇴 접고 1~2년 더 뛰기로
새 팀서 연구하며 축구인생의 미래를 준비
대표 컴백 NO…내 공백 통해 후배들 성장
은퇴후 목표 행정가? 꿈이 계속 바뀌네요
-요즘도 젊은 선수들 못지않게 잘 뛴다는데.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는 건 아니죠. 예전과 다르죠. 체력 관리가 예전보다 훨씬 필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잘 관리를 해야 다른 분들이 눈치 못 체니까요."
-그게 이영표식 성실성인가.
"성실성이라기보단 경기장 안에서 못하면 내가 괴롭고, 체력이 약하면 고통을 느끼게 되잖아요. 아예 훈련할 때 고통을 먼저 당하는 거죠. 내가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그라운드에 나갈 때 얼마나 힘겨운지 느껴보니 절로 체력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대표팀 복귀는 더 이상 없나.
"(고개를 저으며) 왜 그런 얘기가 나왔죠? 글쎄요. 저만 해도 2000년대 선수잖아요. 길게 봤을 때는 제가 들어갈 자리는 아니라고 봐요. 우리 후배들이 아주 잘하고 있어요. (내가 복귀하면) 지금 당장 힘은 될 수 있을지언정, 장기적으로는 아니죠."
-왜 하필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은퇴를 결심했나. 혹시 박지성과 말을 맞췄나.
"전 예전부터 문득 32세를 전후해 대표팀을 은퇴해야지 생각해왔죠. 3년 전부터 은퇴를 고민했고, 남아공월드컵 직후 태극마크 반납을 생각했어요. 하지만 조광래 감독님으로 바뀌었는데, 감독님이 오자마자 은퇴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잖아요. 첫 소집 때 조심스레 말씀드렸죠. 그러니까 감독님이 아시안컵까지는 함께 하자고 했어요. 그 때도 은퇴할 생각이라면 그만두라고 하셨죠. 그래서 이렇게 된 겁니다. 지성이는 예전부터 은퇴를 좀 더 빨리 하고 싶어한다는 느낌은 받았어요."
-박지성이 대표팀 복귀해도 된다고 해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
"축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팬이죠. 팬들 모두가 원하고 있잖아요. 협회도 원하고 있고요. 지성이만 'OK' 한다면 안 될 게 뭐가 있느냐는 생각이었죠. 지성이의 복귀 자체는 일반적이고 단순한 생각은 아니잖아요. 맨 윗선부터 언론, 팬들(여론)까지 한 마음 한 뜻이라면, 모두의 공감을 산다면 가능하죠. 모두가 책임질 준비가 됐을 때 지성이가 들어온다면 찬성이지만 누군가 곁눈질을 하고 있다면 복귀하면 안 되죠. 솔직히 복귀가 쉬운 건 아니에요."
-이영표의 빈 자리가 엄청난데.
"빈 자리를 제대로 메울 수 없다는 건 대단히 큰 고민이겠죠. 하지만 축구란 신기한 게 누군가 충분히 전술적으로 커버가 가능하다는거죠. 그러면 특정 선수들의 발전도 있을 수 있고요. 오히려 빈 자리가 훨씬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죠. 발전 단계라는 측면에서 보면요."
-박주호, 김영권, 홍철, 윤석영 등이 후계자로 거론되는데.
"중요한 건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는 거죠.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감 때문에 관심이 가요. 기대감에 맞는 성장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경험이 필요합니다. 시간과 경험이 동시에 진행되면 크게 성장할 수 있죠. 물론 팬들에게는 인내심도 필요하죠. 지금 몇 경기 치러서 질타를 받는다면 모두가 부담스러워지죠. 좀 더 격려해주고, 칭찬이 필요할 때입니다."
-왼쪽 풀백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주저 없이)수비죠. 어느 방향에서 골이 많이 터지느냐를 분석하면 바로 측면이에요. 수비 중 양 사이드가 중요하죠. 상대 역시 이 위치를 뚫고 들어올테니. 아무리 중앙 수비가 강해도 측면이 약하면 커버가 안돼요. 측면이 강하면 모두가 튼튼해지죠. (측면)한 명이 무너지면 차례로 커버하려다 빈 공간이 한 순간에 많아지는데, 선수들이 위치 변경할 때 허점이 생깁니다.
움직이는 그 틈을 타 위기가 찾아오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어' 하는 순간 그냥 골을 먹어요. 왜 잉글랜드가 강한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죠. 프리미어리그는 3번 실수 중 2골은 내줘요. 단, 풀백만 잘해서 되는 일은 아니에요. 아무리 잘해도 윙 포워드의 수비 가담과 커버링이 필수적입니다. 윙 포워드가 수비 커버를 해주면 충분히 강해질 수 있죠. 아무리 강한 풀백이라도 수비할 수 있는 한계는 있습니다."
-현 대표팀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가고 있어요. 아시안컵도 짧은 시간에 압박이나 패스 타이밍이 잘 됐죠. (현재는) 팀이 발전하기 위해 가져야 하는 당연한 어려움이라고 생각한다. 브라질이라도 남미 예선을 치르면서 약 팀에 간신히 이기는 등 사이클이 있습니다. 어떠한 팀도 최정상을 끝까지 가져가지 못합니다. 과거 수 없이 많은 감독님을 모셔봤지만 그 어느 때보다 지금 팀이 아주 발전적이고 혁신적이라 생각합니다.
대표팀이 그 다음 레벨로 올라갈 때는 당연히 어려움이 생깁니다. 그 과정에 있다는 거죠. 현상만 보고 쉽게 반응하지 않고, 계속 지켜봐준다면 확실히 잘 성장할겁니다. 중요한 것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니까요."
이영표의 진로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영표는 "대표팀 후배들도 내가 어디로 가냐고 물어요"라고 했다.
-선수 생활의 갈림길에서 현역 연장을 택한 계기는.
"사실 은퇴할 생각이 있었어요. 공부를 좀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하지만 주변 모두가 현역 은퇴를 만류하더라고요. 한 달 반, 두 달 사이에 7∼8개 팀이 제의를 해왔죠. K리그도 있었고요.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축구도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 곳이면 운동을 좀 더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죠. 공부할 수 없는 팀이라면 다 거절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팀을 고르고 있습니다."
-어떤 공부를 말하나.
"한국 축구도 장점이 있어요. 유럽 축구도 있고. 외국에 있다보니 무조건 유럽 축구는 다 좋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한국 축구만의 장점이 많았죠. 그 만큼 약점도 보였고요. 단점을 좀 더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고. 그런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시스템 공부라고 할까요. 산업이 될 수도, 마케팅이 될 수도 있고, 문화일 수도 있고. 느낌만 갖기 보단 실제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축구 인생의 목표인 축구 행정가와 연결되는가.
"제가 공부한다고 해서 그렇게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느냐는 또 다른 문제겠죠. 하지만 제 스스로가 좀 더 공부해서 알고 싶어요. 꿈은 계속 바뀌니까. 다만 조심스러워요. 제가 내일 당장 뭘 하고 싶은지 모르니."
-이적할 팀이 궁금한데.
"(웃으며) 다음에 알려드릴게요."
-네덜란드, 잉글랜드, 독일을 거쳤고 중동까지 경험했다. 자신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면 꼭 한 번 더 도전하고픈 무대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곳은 없어요. 단 네덜란드 축구는 정말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줘요. 영국은 축구를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배우는 데 최고죠. 그런 면에서 아주 스페셜합니다. 네덜란드는 축구를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가르쳐 주는 곳이에요. 축구는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재미를 느끼게 하는지 알려주죠. 제가 후배들에게 네덜란드를 가면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조언하는 것도 그래서예요."
인터뷰를 하면서 그의 거침없는 언변에 놀랐다. 논리적인 설명은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이영표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고, 축구를 사랑하며, 열심히 공부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 질문에 대한 대답도 기자를 매료시켰다.
-나이 치고는 트위터 등 SNS를 잘하는 편인데.
"트위터에 젊은 친구들이 많잖아요. 제가 운동하며 쓴 책이 있는데,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어요. 교회에서 젊은 친구들을 만나면 꿈이 없다는 걸 많이 느껴요. '너 뭐가 되고 싶니'하고 물으면 없더라고요. 단순히 좋은 대학?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그 이후의 삶에 대해 잘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젊은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운동하며 어려웠던 삶 등을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에 트위터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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