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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든 : 파리 교향곡 No. 82-87 - 브루노 바일 & 타펠무지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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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든 : 파리 교향곡 No. 82-87 - 브루노 바일 & 타펠무지크

브뤼헨 2012.08.07 11:14

 

 

 

하이든ㆍ파리 교향곡

 

하이든 : 파리 교향곡 82~87번

테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브루노 바일 (지휘)

TAFELMUSIK / TMK1013CD2

 


 

음악가들에게 있어서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이란 그들의 작품에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요소들은 음악가들의 심리에도 적지 않은 양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에스테르하치 공이라는 든든한 주군을 후원자로 만나게 된 하이든은 덕분에 자신의 작품세계를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여유롭게 펼칠 수 있었을 것이다. 에스테르하치 공은 하이든에게 상당한 권한을 부여했고, 하이든은 그의 주군이 요구하는 사항들을 수용하면서 만족스런 음악가로서의 일상을 누릴 수 있었다.

 

하이든이 활동하던 당시에는 이미 귀족들만을 위한 음악회뿐만 아니라 시민들(어느 정도 부유한 시민들이긴 했지만...)을 위한 공공 음악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1725년 파리에서 시작된 콩세르 스피리튀엘(Concert Spirituel)은 1790년까지 자국의 음악가들 뿐만 아니라 비발디를 비롯한 이탈리아 작곡가들, 그리고 텔레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곡가들의 음악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였다. 하이든 또한 1787년 파리의 콩세르 스피리튀엘에서 자신의 교향곡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 때 연주된 6곡의 교향곡이 바로 오늘날 파리 교향곡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이다.

 

파리 교향곡은 이 작품을 초연했던 오케스트라인 ‘콩세르 드라 로쥐 올랭피크(Concert de la Loge Olympique)’의 위촉으로 쓰였고, 덕분에 하이든은 파리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만약 이 작품이 아니었으면 하이든의 파리 방문은 그의 생애 동안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하이든은 교향곡의 창시자는 아니었지만, 후세의 음악가들에게 교향곡이라는 형식의 토대를 확립한 장본인이었다. 특히 그의 교향곡은 간단한 주제를 다방면으로 전개시키고, 갑작스런 전조와 예상치 못한 반전, 그리고 극적인 대비를 통해서 청중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했다. 이런 이유로에 당시 파리에서 하이든의 인기는 엄청나게 높았고, 이를 이용한 출판업자들은 하이든 풍으로 쓴 다른 작곡가의 작품들을 하이든의 이름으로 출판하기도 했었다. 하이든은 파리 교향곡을 통해서 엄청난 수입과 명성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여섯 곡의 교향곡 중 세 곡에는 표제가 붙어있다. 물론, 하이든이 붙인 것은 아니고, 작품의 성격에 따라 후에 붙여진 부제목들이다. 82번은 4악장 도입부에서 지속적으로 저음부의 꾸밈음이 등장하는 것을 ‘곰’에 빗대어 붙였고, 83번의 경우 1악장 두 번째 주제를 오보에가 연주하는 부분이 암탉의 울음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85번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특히 좋아했던 프랑스 민요의 선율을 기반으로 한 2악장의 로망스 때문에 ‘여왕’이라는 표제가 붙었다. 오늘날에도 이런 부제는 여전히 각 교향곡들에 따라다니곤 하지만, 사실상 각각의 표제가 음악 전체의 성격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타펠무지크 레이블에서 발매된 캐나다의 시대악기 연주단체인 타펠무지크와 브루노 바일의 하이든의 파리 교향곡 연주는 실은 1994년 소니 레이블에서 발매되었던 음원을 재발매한 것이다.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브루노 바일은 여러 작품들을 공동으로 작업하면서 상당히 놀라운 성과들을 거두었다. 하이든의 교향곡들을 비롯해서 모차르트, 베토벤의 교향곡들을 신선한 감각으로 재해석한 연주들은 과거의 것들이나 최근의 것들 모두 주목할 만한다. 1994년 본 녹음 또한 18년 전의 연주라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생동감 넘치는 표현으로 가득하다. 다소 빠른 듯한 템포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여유를 만끽하는 표정들은 하이든의 유머러스함을 담고 있다. 84번 교향곡의 1악장에서는 템포변화 뿐 아니라 순간순간 갑작스런 장면전환이 등장하는데, 여기에서조차 타펠무지크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유연하게 전개시켜 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파리 교향곡을 초연했던 ‘콩세르 드라 로쥐 올랭피크’는 당시 바이올린 40명, 더블 베이스 10명을 보유했다고 기록으로 전해진다. 그에 반해 타펠무지크의 편성은 다소 적은 편이지만, 덕분에 날렵한 순발력으로 작품에 활기를 더 불어넣고 있다. 무엇보다 당시 더 대담해진 하이든의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팀파니의 적재적소에서의 ‘최적의 활약’은 다소 가벼워질 수 있는 연주에 무게감을 더한다. 무엇보다 90년대 초반에 이 정도의 템포로 명확한 아티큘레이션과 자로 잰 듯한 다이내믹을 구사했다는 것은 놀라울 따름이다.

 

 

박광준 (goldedge@recordermusic.net)

AppZine Classic 2012년 8월 11호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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