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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서울바로크챔버홀 고음악페스티벌 - 콩코르디 무지치 본문

리뷰/공연 & 전시

[공연리뷰] 서울바로크챔버홀 고음악페스티벌 - 콩코르디 무지치

브뤼헨 2011.04.26 15:01




서울바로크챔버홀 고음악페스티벌 - 콩코르디 무지치ㅣ 2011. 4. 25  서울바로크챔버홀


콩코르디 무지치

권민석, recorder
크리스티안 구티에레즈,
baroque guitar
조셉 까사델리아,
baroque bassoon
에도아르도 발로즈,
harpsichord


프로그램 

- Georg Philipp Telemann: Sonata for Recorder and Basso Continuo in C major, TWV 41:C5
- G.P. Telemann: Sonatina No.5 for Bassoon and Basso Continuo in A minor
- Johann Sebastian Bach: Trio Sonata in F major (org. C major), BWV 529
- Gaspar Sanz: Improvisation and Canarios
- G.P. Telemann: Sonata for Recorder and Basso Continuo in F minor, TWV 41:F1
- Dietriech Buxtehude: 'More Palatino' 12 variations on C, BuxWV 247
- George Frideric Handel: Sonata for Recorder and Basso Continuo in D minor, HWV 367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씨로 잘 알려진 서울바로크합주단이 운영하는 서울바로크챔버홀(구 DS홀) 주최, 주관으로 고음악페스티벌이 개최됐다. 1주일간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의 오프닝 공연을 리코더 연주자 권민석이 이끄는 콩코르디 무지치가 맡았다. 콩코르디 무지치는 동명의 타이틀로 이미 1집을 발매했고, 현재 2집도 준비중에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권민석과 1집에서 함께 한 쳄발리스트 에도아르도 발로즈, 바로크 기타에 크리스티안 구티에레즈, 바로크 바순에 조셉 까사델리아가 동행했다. 1집과는 전혀 다른 레퍼토리로 텔레만과 바흐, 북스테후데의 독일음악과 헨델의 영국음악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전반적으로 리코더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지만, 각 파트의 독주곡들도 하나씩 마련했다.

한 가지 걱정스러웠던 부분은 공연장 자체의 울림에 관한 것이었다. 공연장 객석수나 규모는 고음악에 어울리긴 하지만, 음향적인 부분에서는 바로크시대의 악기들 보다는 오히려 모던악기쪽에 어울리는 성격 때문에 소규모의 고음악 앙상블에서는 부조화를 불러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되었고,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전체 프로그램에서 리코더를 제외한 독주곡들 외에는 대부분 콘티누오는 쳄발로와 바로크 기타, 바순이 맡았는데, 첫 곡 텔레만의 C장조 소나타나 세번째 바흐의 트리오 소나타에서 쳄발로와 기타간의 모니터가 적절치 않았던 것 같다. 공간 자체의 울림이 분산되는 느낌이어서 연주자들 자체가 서로 간의 호흡을 맞추기가 여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바로크악기 자체가 모던 악기에 비해 좀 더 긴 잔향이 있는 공간이 좋기 때문에 어제의 그 건조하고, 빈약한 울림의 공연장에서는 연주자들은 극복해야 할 대상을 하나 더 얻은 격이 아니었을까 싶다. 때문에 첫 곡의 독주 소나타에서는 리코더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리는(참고로 필자는 2층에 있었다.) 느낌을 받았다.

텔레만의 소나티나에서 바수니스트의 독주는 상당히 목가적인 기운으로 가득했다. 빠르게 진행되는 패시지에서는 부분적으로 힘겨운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음악의 흐름이나 분위기를 해칠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바흐의 트리오 소나타는 리코더와 오블리가토 하프시코드, 콘티누오(기타, 바순)으로 구성됐다. 보통 리코더나 바이올린, 콘티누오의 편성이 익숙했던 터라 다소 다른 느낌이었지만, 이런 편성도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리코더와 하프시코드의 조화는 다소 부족해보였다. 아마도 하프시코디스트는 어제 사용했던 악기가 본인에게는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다소 강한 스타일의 악기, 그리고 울림이 부족한 공간에서 연주자는 자신만 본인의 악기를 사용하지 못한 핸디캡을 떠안아야 했을 것이다. 아쉽게도 공간의 제약 때문이었을까. 전체적인 주목성은 다소 떨어져 보였다.

2부에서는 전반부와 상당히 다른 느낌이었다. 기타리스트의 즉흥연주는 관객의 호흥을 불러 일으켰고, 2부의 시작을 훌륭하게 이끌어냈다. 역시 음악에는 적절한 유머도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텔레만의 F단조 소나타에서는 콘티누오에서 기타가 빠졌다. 리코더와 바순과 하프시코드의 바소 콘티누오는 상당히 정갈했고, 네 개 악장에서 상쾌한 느낌마저 안겨 주었다. 전체적인 음량 밸런스도 좋았고, 특히 리코더와 콘티누오간의 조화와 유연하게 전개되는 다이내믹이 청량감을 선사했던 것 같다. 어제 연주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연주였다. 이 연주를 들으면서 첫 곡에서도 기타가 빠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기타 연주자의 실력이야 물론 출중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간적인 제약과 더불어 같은 발현악기 구조의 기타와 하프시코드가 긴밀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면 오히려 산만하게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후 북스테후데의 변주곡을 들으면서는 하프시코디스트가 정말 자기 옷을 못 입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이들은 연주회 당일날 공연장과 악기를 처음 접했던 것 같다. 단 몇 시간만에 해결하기에는 정말 상당히 버거운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지막 헨델에서는 다시 모든 연주자가 함께 등장했고, 전반부에 비해 훨씬 안정감 있는 연주를 들려 주었다. 기타리스트가 앙상블을 위해 평소 자신의 자리에서 상당부분 물러나 있는 것 같았다.  

앵콜곡으로는 만치니의 a단조 소나타 1악장과 전반부에 들려 주었던 텔레만 C장조 1악장을 연주했다. 기타리스트의 한국말 인사도 정겨웠고, 마무리도 깔끔했다. 단지 그 짧은 잔향이 미처 사라지기도 전에 객석에서 터지는 "브라보~!"는 좀...아니었다. 두 번째 앵콜곡에서 권민석은 앞서 연주했던 것과는 다른 아티큘레이션과 장식음을 곁들였다.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자유롭고 풍부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바로크 음악의 특성을 연주자는 유감없이 들려 주었다. 상당히 인상적인 것은 열악한 공간적인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연주자들의 노력하는 자세였다. 음악적 흐름을 리드하는 권민석의 몰입도 훌륭했고, 그 가운데 배려하는 주자들의 모습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었다. 2집에서는 과연 어떤 연주를 들려줄지 기대되는 팀이다.


2 Comments
  • 프로필사진 kky 2011.04.27 22:21 신고 차분하게 감동과 비평을 곁들인 글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헌데 아쉽습니다 '잔향이 사라지기도 전에 객석에서 터지는 브라보는 좀...'이라는 문장이 옥에 티라고나 할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들 그렇게 곳곳에서 인색함이 드러나야 하는지...

    어떤 지휘자가 연주 악장과 악장 사이에서 터지는 박수소리는 예의가 아니라고 했을때
    세계적인 한국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어떤 인터뷰에서 남긴 감동적인 말이 기억납니다.
    '음악은 감상하는 사람이 감동스러울 때 박수치고 싶을 때 치는 거지 그런 건 문제가 안된다고 봐요.'라는...

    숨 죽이는 연주회장에서 감동이 벅차오르는 그 기막힌 순간적 타이밍에서 환희와 격찬의 누군가의 한마디 '브라보'는
    참으로 센스있고 예의바르고 명쾌한 울림으로 다가와 더욱 감동을 배가하게 했다는 많은 이들도 있었음을 아실는지?...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recordermusic.tistory.com BlogIcon 브뤼헨 2011.05.02 17:30 신고 부족한 리뷰 읽어주시고 덧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라보~에 관한 부분은 약간의 시각차이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공연 끝나고 지인들과 오면서 얘기를 나눴는데,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도 있더군요.
    혹시 거기서 브라보가 나오지 않았다면 연주자들이 연주를 더 이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또한, 개인적으로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은 음반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생동감 넘치는 공간의 울림을 경험하기 위해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짜~안, 또는 띵~ 하고 울리는 마지막 사라지는 음의 여운까지도 담아가고 싶은 저 같은 사람들은
    좀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연주회장엔 kky 님처럼 감동이 배가 된 사람도 있겠고,
    저 처럼 조금만 더 기다려주지...하는 사람도 있었을 겁니다.
    다른 시각일지라도 여기서 옳고 그름은 없다고 봅니다.
    다름이 있을 뿐이겠죠.
    물론, 아쉬움은 있지만 브라보를 외친 분에 대한 원망은 없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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